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시장에서 교환되는, 즉 매매의 대상이 되는 유형·무형의 재화.
경제학상의 상품
현대사회에서는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고 있다. 즉 식료·의료 등의 소비재, 원료·기계 등의 생산재 등 유형의 것은 물론, 운수·보관·금융·보험·노동·오락 등의 서비스, 더 나아가 공기·물·지식·정보·토지·자본(주식) 등도 상품화되고 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상품화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인신매매와 매춘, 호적과 국적의 매매 등은 사회의 공서양속을 해친다는 이유로 금지되고 있다. 그런데 한 사회의 공서양속에 대한 기준은 그 사회의 전통·관습·도덕·가치 의식과 정치·경제 상황 등에 의존하므로 실제로 매매되는 상품의 범위는 각 사회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면 19세기 중엽까지 미국에서 노예매매는 정당한 상품거래였고, 사회주의 경제에서 생산재는 보통 매매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상품화되는 재화의 범위는 한 사회의 존재양식과 관련되어 결정되며 본질적으로 상품인 재화는 존재하지 않는다. 즉 상품은 그것 본래의 성질에 의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내의 취급양식에 의거한다.
산업사회와 상품
산업사회의 성립 이전에는 한 사회의 경제에서 상품경제가 차지하는 위치는 부분적이었으며, 따라서 재화와 용역의 많은 부분이 상품으로 매매되지 않았다. 그중에서도 특히 토지와 노동은 사회적·정치적으로 강한 규제하에 놓여서 일반적으로 상품화되는 일은 없었다.
왜냐하면 산업화 이전의 공동체 사회에서 토지와 노동은 정치·사회 질서의 중심요소를 이루고 있어 이것들이 상품으로 매매되는 일은 사회체제를 근본적으로 교란시키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토지와 노동의 상품화가 법률적으로도 자유화된 것은 서유럽에서도 불과 18~19세기의 일이다.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상품경제가 경제사회의 중심체제가 되고 자본주의 시장경제가 성립되었다.
시장경제하에서는 용역이 상품으로 판매되기 위해 생산되는 한편, 생산에 필요한 제요소도 상품으로서 구입·조달된다. 이러한 상품에 의한 상품의 생산은 토지와 노동까지도 생산요소의 하나로 상품화되면서 비로소 가능해졌다. 노동자는 노동력의 대가로 임금을 받고 고용되며(노동력의 상품화) 그 임금으로 상품으로서의 생활수단을 구입한다. 시장사회는 이와 같이 생산활동과 소비생활이 모두 상품으로 성립되어지고 상품의 법칙·논리가 큰 영향력 및 작용력을 갖는 사회를 말한다.
2요소
모든 재화가 상품은 아니며 타인의 특정 욕망을 만족시키는 사용가치를 가지면서 교환을 통해 타인에게 이전되는 것만이 상품이 된다. 즉 상품은 사용·교환 가치의 2가지 요인을 갖는다.
사용가치란 상품 자체의 물리적 속성에 근거한 유용성을 말한다. 그런데 이러한 유용성은 상품체의 물리적 속성들에 의해 제약을 받고 있으며 상품체와 별도로 존재할 수는 없다. 따라서 철·밀 등과 같은 상품자체가 사용가치인 것이다. 이에 반해 교환가치는 재화가 상품이라는 사회적 형태를 취함으로써 갖게 되는 가치를 말하며, 화폐가치로 측정되고 가격의 형태로 표시된다. 사용가치에 의해 질적으로 구별되는 상품의 교환가치는 양적 관계, 즉 어떤 종류의 사용가치가 다른 종류의 사용가치와 교환되는 비율로서 나타난다.
상품의 교환가치, 즉 가격이 궁극적으로 무엇에 의해 결정되는가를 논하는 가치론은 크게 노동가치설과 효용가치설로 대별된다.
D. 리카도에 의해 제창되어 K. 마르크스에 의해 발전된 노동가치설에 의하면, 노동을 가치의 실체로 보고 상품의 가치는 그 상품생산에 투하된 노동량에 의해 결정된다고 한다. 효용가치설은 C.멩거와 W.S.제번스 등이 발전시킨 이론으로 소비자의 주관적 평가인 효용을 상품가치의 궁극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노동시간과 효용이라는 특정의 생리학적·심리학적 실체에 가치, 즉 가격을 배제하고, 상품의 수요와 공급으로 이루어지는 시장의 시스템적인 상호작용에 따라 가격이 결정된다는 균형론적 설명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편 상품의 가치를 유형·무형의 재화가 한 사회 내에서 부여받고 있는 사회적 가치의 하나에 불과한 것으로 보기도 한다. 이러한 견지의 상품가치는 관습·전통·생활양식과 재화에 대한 사회적 이미지 등으로 성립된 한 사회의 가치관념, 즉 가치체계에 의존한다.
상품의 소비·생산과 수요·공급 활동, 기업의 경쟁, 정부의 규제도 실제로는 사회의 가치관념에 의해 뒷받침되고 방향지어져 행해지는 것으로 가격의 형성도 단순히 수요·공급의 메커니즘에 의하는 것이 아니고, 사회의 가치관념으로 규정되고 체계화된다. 예를 들면 상표가 부착된 상품은 상품 이미지에 상품으로서의 주된 가치가 있으며, 이것이 상품의 품질은 물론 가격까지도 결정한다. 또한 임금·소득의 차이도 현실적으로는 직종·직업과 조직 내에서의 지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차이에 의거하고 있다.
상품학상의 상품
상행위는 상인이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매매행위를 말하는 것이므로 이 경우의 상품은 상인이 행하는 상업활동의 객체, 즉 영리활동의 수단이 된다. 이와 같은 고전적인 상품개념은 현재까지도 사람들의 관념, 경제제도, 특히 상업·무역 제도 및 관련법률 등에 짙게 남아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더욱 포괄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상품은 시장에서 매매되는 일체의 재화 및 용역을 가리키기도 한다. 상품개념의 변천은 산업혁명을 전환기로 하여 상업우위시대로부터 공업우위시대로의 이행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찍이 상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여러 나라로부터 재화를 운반해옴으로써 그것을 상품화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상품화과정이 크게 변화했을 뿐만 아니라 그 과정의 주체가 생산자와 판매업자, 그리고 소비자가 됨으로써 상품을 상인의 활동으로만 국한시켜 생각할 수는 없게 되었다.
상품 공급자의 전략상의 조직적 전개를 제품계획 또는 상품계획(머천다이징)이라고 하는데, 여기에서 상품은 물산적인 상품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공업제품'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새로운 정보산업과 리스 산업에 있어서는 각각의 무형의 판매대상을 상품이라고 지칭한다.
분류
상품은 3가지 분류법, 즉 개념적 분류, 실무적 분류, 제도적 분류에 의해 구분된다.
첫째, 개념적 분류는 상품의 개념적인 질서를 세워 정비하기 위한 분류로서, 분류구분을 생물학에 준하여 이와 동의 양면에서 이명법의 원리에 따라 분류하는 체계적인 방법과 단일기준에 의거하여 2가지 내지 그 이상으로 상품의 종류를 구분하는 방법이다.
둘째, 실무적 분류는 산업의 각 분야에서 관습적이고 실제적으로 행해지는 분류로서 체계상 다소의 결점이 있다. 따라서 현실적으로는 2가지 이상의 분류기준을 실무적 견지에서 적절히 혼합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셋째, 제도적 분류는 주로 통계조사와 무역제도에 대해 국제적·국내적으로 정합성을 부여하기 위한 분류로 몇 개의 분류기준의 조합으로 구성된 대형분류법이다. 예를 들면 표준국제무역분류(SITC)와 관세협력이사회품목표 등이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