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바리 남동쪽으로 해양선박들이 드나드는 Y자 모양을 한 작은 만(灣)의 지류들 사이에서 아드리아 해와 맞닿아 있다.

전설에 따르면 오디세우스의 친구였던 디오메데스가 건설했다고 하는데, 그리스어로 된 도시의 원래 이름인 브렌테시온에 일리리아어의 어원이 나타나 있다. 로마인은 사슴뿔 모양의 내항에 착안해 브렌테시온을 브룬디시움(수사슴의 머리)으로 바꾸어 불렀다. BC 266년 로마의 도시가 된 브린디시는 타렌툼(지금의 타란토)과 더불어 반세기 후 카르타고의 한니발 장군에게 저항하는 세력의 본거지가 되었다.

BC 40년 로마 황제 옥타비우스(아우구스투스)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이곳에서 화해했으며 BC 19년 시인 베르길리우스가 죽은 곳이다. 중세 초기에 대군주들의 세습영토였다가 노르만인들의 정복(1071) 이후 중요성을 되찾았고 많은 십자군의 출항지가 되었다. 브린디시의 번영은 앙주 가문이 처음 다스리던 시절까지 계속되었으나 14세기말 나폴리 왕국의 계승문제를 놓고 빚어진 갈등과 1456년의 지진으로 피해를 입었다. 19세기에 들어와 부르봉 가문 출신의 나폴리 왕들과 이탈리아 왕들이 통치하면서 다시 활기를 찾았으며 1869년 수에즈 운하가 개통됨으로써 상업발전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졌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이곳을 중심으로 이탈리아 해군의 아드리아 해 작전이 벌어졌다. 무솔리니의 죽음(1943. 7. 25) 이후 브린디시에는 당시 이탈리아를 전쟁(1943. 9. 3)에서 구출한 피에트로 바돌리오의 정부가 소재했다.

이곳에는 비아아피아의 끝을 표시하는 로마 시대의 기둥과 다른 여러 로마 시대의 유적들이 있다. 도시는 대부분 현대화되어 있지만 신성 로마 제국 황제 프리드리히 2세의 성채(1227), 11세기의 대성당(1749 재건), 원형의 11세기 산조반니알세폴크로 세례교회(지금의 공공박물관), 기타 여러 교회 등 중세의 건축물들이 많이 있다. 또한 대주교 소재지인 이곳에는 고고학박물관이 있다.

안코나-레체 간 주요해안철도와 함께 타란토행(行)의 철도가 부설되어 있고 5㎞ 북쪽에 있는 공항을 이용할 수 있으며, 훌륭한 시설을 갖춘 항구에서는 중동 및 극동지역과 분주한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곳은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는 이탈리아와 그리스 간 관광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주요연락선 종착항이다. 브린디시는 주로 상업 중심지이지만 식품가공·화학·정유 산업을 하며 포도주도 생산한다. 인구 92,531(19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