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그의 저서 〈거대한 거울 Speculum majus〉은 18세기까지 가장 훌륭한 백과사전이었다.

파리의 도미니쿠스 수도회에 들어가(1220경) 사제이자 신학자가 되었으며 범우주적인 지식을 체계적으로 집대성해보자는 생각을 품고 1244년까지 작업에 착수했다. 1250년경 프랑스 루이 9세의 궁정에서 성서낭독자 겸 지도신부로 임명받았다. 궁정에서 일하면서 유명한 교육 논문 〈귀족자제들의 교육에 관해 De eruditione filiorum nobilium〉(1260~61)를 썼다.

〈거대한 거울〉은 원래 역사·자연·교리의 3부분으로 되어 있다. 4번째 부분인 〈도덕의 거울 Speculum morale〉은 작자 미상으로 14세기에 덧붙여진 것이다. 방대한 작품인 〈거대한 거울〉은 천지창조부터 루이 9세 치세까지의 인문(人文) 역사를 망라하고 당시 서유럽에 알려져 있던 모든 과학 지식과 박물학을 요약했으며 유럽의 문학·법률·정치·경제에 관해 상세한 해설을 싣고 있다. 아마도 뱅상의 백과사전의 가장 두드러진 특색은 고대 그리스·로마 학문에 정통하고 고전기의 작가들, 특히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 로마 정치철학자 키케로, 그리스 의학자 히포크라테스를 명백하게 존중한 점이다.

이는 12세기 학문에 있어서의 르네상스 이후 고대 배척의 기풍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뱅상의 〈거대한 거울〉 3부분은 총 80권으로 단일 학자의 작품으로는 참으로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뱅상은 자신의 저술의 독창성을 결코 주장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가 직접 쓴 루이 8세와 루이 9세의 1223~50년 연대기는 후대의 많은 연대기 작가들의 인용 대상이 되었다. 그는 자신이 인용한 고대·중세 작가들의 저서를 모두 밝혀놓았다.

그의 백과사전은 방대한 학문 집대성 사업의 결실 중 하나로 손꼽히며 13세기 지식의 훌륭한 척도가 되고 있다. 〈거대한 거울〉은 당대에 매우 큰 영향을 끼쳤으며 특히 영국 시인 제프리 초서에게 끼친 영향이 컸다. 이 책은 1328년 프랑스어로 번역되었으며 1495~96년 파리에서 발간되어 이후 이탈리아 인문주의 르네상스 때 학자들 사이에 널리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