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적도 북쪽의 북위 1~22° 사이, 동경 130~172° 사이의 서태평양 열대지역 약 777만㎢에 걸쳐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는 2,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졌다.

섬들이 대부분 작아서 총육지면적은 약 1,800㎢에 불과하다. 신탁통치령은 미크로네시아('매우 작은 섬들')로 알려진 지역에 걸쳐 있었으며, 마리아나 제도, 캐롤라인 제도, 마셜 제도의 3개 제도로 이루어졌다.

마리아나 제도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괌은 신탁통치령에서 제외되었고, 문화적으로 미크로네시아보다 폴리네시아에 속하는 카핑가마랑기 섬과 누쿠오로 섬이 포함되었다. 북마리아나 제도에 있는 사이판이 신탁통치령의 행정중심지였다. 16세기 포르투갈과 스페인이 처음으로 미크로네시아 지역을 탐험했으며 그후에는 영국·독일·러시아·일본·미국 탐험가와 무역상인, 고래잡이 어부들이 찾아왔다.

스페인이 처음으로 다른 유럽 국가들의 저항을 거의 받지 않으면서 미크로네시아 전역에 걸쳐 세력을 확장했다. 그러나 19세기 후반 이 지역에 대한 스페인의 지배세력은 독일과 영국의 도전을 받게 되었다. 스페인은 이 지역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1874년에 마셜 제도와 캐롤라인 제도에 대한 통치권을 선포했다. 독일이 아무 저항도 받지 않고 마셜 제도를 점령함으로써 이 두 국가가 미국-스페인 전쟁(1898) 이전까지 미크로네시아를 공동지배하게 되었다.

이 전쟁에서 스페인이 패함으로써 스페인은 괌을 미국에게 넘겨주고 미크로네시아의 다른 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독일에게 팔았다. 따라서 전체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통제권을 독일이 갖게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일본이 즉각 군대를 진주시켜 독일이 가지고 있던 미크로네시아 지배권을 얻었다. 독일이 패한 후 일본은 미크로네시아를 일본 제국에 합병시키려고 했으나 국제연맹이 미크로네시아를 위임통치령으로 지정해 일본이 관리하도록 했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마치 자신들이 완전한 통치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이 지역을 개발해나갔다.

이 지역은 제2차 세계대전중에는 일본의 전략요충지였으며 일본과의 태평양전쟁중 미국이 최종적으로 차지하게 되었다. 일본이 패배한 후 미국이 이 제도의 통제권을 갖게 되었으며 1947년에는 미국이 관할하는 UN의 신탁통치령으로 되었다. 이 지역에 대한 통치는 1952년에 제정된 신탁통치령에 그 법적 근거를 두고 있었다. 이 법에 따라 시민권에 대한 규정이 마련되고 정식법전이 제정되었으며 6개의 행정구역이 생기게 되었다. 이 법전에서는 관습법을 인정하고 투표로 선출되지 않고 지명에 의해 선임된 관리들도 인정해주었다.

미국 정부는 이 지역의 민정을 담당했다.

1950년대에 UN 신탁통치 이사회뿐만 아니라 미국 내부적으로도 미국의 이 지역 행정지배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자 이 지역을 자치제로 전환하고자 하는 운동에 대한 관심이 증대했다. 1965년 이 지역은 미크로네시아 의회를 구성해 입법권을 부여했다. 1975년의 국민투표에서 북마리아나 제도는 미국의 연방이 되는 데 찬성해, 1976년부터 다른 지역과 별개로 통치되었다.

나머지 제도들은 다시 6개의 지구로 재편성되었으며, 이들은 1978년의 투표에서 미크로네시아 연방국가 설립을 위해 제안한 헌법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이들 6개 지구 중 4개 지구(캐롤라인 제도에 있는 코스라에·폰페이·트루크·야프)가 이 헌법을 승인했으며 이들은 1979년에 새로운 연방을 세웠다. 이에 반대한 마셜 제도와 팔라우(캐롤라인 제도에 있는 벨라우) 등 2개 지구는 1979, 1981년에 각각 공화국을 세웠다.

이들 연방과 두 공화국은 몇 차례의 국민투표(1982~83)를 거쳐 미국과의 자유연합협정을 승인했다. 자유연합은 협정에 규정된 바에 따라 각 공화국에 완전한 자치권과 실질적인 외교권을 부여했으나 국방에 있어서는 수년 동안 미국이 책임과 권한을 갖게 되었다.

1986년 미국 정부는 신탁통치 협정의 시효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신탁통치의 종식을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UN 안전보장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했으나, 소련이 정치적인 동기에 의해 탈식민지화 과정을 방해하려 했기 때문에 미국은 신탁통치를 일방적으로 끝내지 않을 수 없었고, 이 조치는 UN 신탁통치이사회에서 다수결로 승인되었다. 이리하여 미크로네시아 연방과 마셜 제도 공화국은 치안과 국방은 미국에게 맡기고 자치권과 주권을 갖게 되었으며 북마리아나 제도는 정식으로 미국의 연방이 되었다. 팔라우 공화국이 자유연합협정에 가입하는 문제는 이 협정에 대한 팔라우인들의 정식승인이 보류되어 늦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