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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문학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
한국에서 근대적인 문학비평이 전개된 것은 대체로 1920년대 이후로 이해된다.
그 이전의 문학비평은 주로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정도였으며, 1920년대 마르크스주의가 한국에 들어오면서 사상의 복합적인 구도가 형성되고 이에 따라 문학비평도 전문성·과학성·독자성을 확보하게 되었다. 어떤 나라의 근대사보다도 역사적 격동이 심했던 한국근대사는 문학비평에도 큰 영향을 주어 이른바 정론적 비평, 즉 정치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념적 비평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되었다.
임화·박영희·김기진·김남천·한효 등 조선 프롤레타리아 예술가동맹(KAPF) 계열의 비평가들이 근대문학비평의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면서 정치와 문학이 어떠한 방식으로 맺어지는지에 관심을 보였다. 따라서 작품을 치밀하게 분석하는 내재적 비평은 상당히 미약했으며, 다만 김환태와 김문집을 중심으로 한 인상주의 비평, 최재서의 모더니즘 비평, 백철의 휴머니즘 비평 등이 정치적 비평을 제외한 분야에서 독자적인 문학비평을 전개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문학비평도 마르크스주의를 바탕으로 한 이념비평을 의식하면서 씌어졌는데, 이런 점은 한국의 근대문학비평이 독자성을 충분히 확보했다기보다는 사회현실에 많은 영향을 받으며 전개되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일제의 정치적 탄압으로 잠시 소강상태에 빠져 있던 문학비평은 이념적 선택이 가능했던 8·15해방 직후에 와서 다시 활발하게 전개된다.
특히 이때는 작품의 창작보다 좌우익 할 것 없이 자신들이 추구하는 이념을 나타낸 문학비평이나 정치비평이 주를 이루었다. 1950년 6·25전쟁 후 미국문화의 영향력이 증대됨에 따라 미국의 신비평이 한국의 문학비평에 수용되어 한국문단의 주도권을 잡은 이른바 '문협정통파'의 중요한 이론이 되었으며, 한국의 제도적인 문학교육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서구에서 제2차세계대전 전후에 유행했던 실존주의 사상과 비평이론이 다투어 소개되었는데, 이때 나온 비평가로는 이어령·김우종·유종호·김양수·홍사중·고석규 등을 들 수 있다. 그뒤 1960년대의 문학비평은 4·19의거에 영향을 받아 순수한 우리말과 문체의 확립, 외국문학 이론의 원전탐독 등을 내세웠으며, 김윤식·김우창·백낙청·김현·김병익·염무웅·김치수·김주연 등이 이때 등장한 비평가들이다.
이들은 자료 뒤지기나 정치적 선전에 머물러 있던 전대의 문학비평을 반성하고 문학과 사회에 대한 합리적 인식, 세련된 강단 비평 등의 기치를 내걸고 비평활동을 전개했는데, 이들의 비평에 와서 비로소 한국의 문학비평은 체계성·독자성을 지니게 되었다.
1970년대에 들어와서 문학비평은 민족문학론의 전개과정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주로 백낙청에 의해 마련된 민족문학론은 계간지 〈창작과 비평〉을 중심으로 민족문학의 정립과 민중문학에 대한 강조, 한국문학사의 민중적 해석, 민족운동에 대한 문학의 기여 등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이 시기의 문학비평은 〈창작과 비평〉 외에 〈문학과 지성〉·〈세계의 문학〉 등의 계간지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는 대중에게 문학비평도 중요한 읽을거리이며 문학의 독자적인 양식임을 일깨워주었다. 또한 이 시기에는 문학의 정치적·자율적 기능이 첨예한 갈등으로 드러났는데, 이른바 '순수참여문학논쟁'이 그것이다.
〈창작과 비평〉을 중심으로 활동했던 백낙청·염무웅·임헌영·구중서 등의 민중문학비평 진영에서는 모든 문학은 정치적이라는 전제 아래 문학이 인간해방과 민족의 통일을 위해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적극적으로 추구했다. 이들이 관심을 보인 문인으로는 신동엽·김수영·김지하·황석영·신경림 등이 있다. 한편 〈문학과 지성〉 계열의 김현·김병익·김치수·오생근 등의 비평가는 다양한 외국 문학이론의 수입, 섬세한 실제비평, 꼼꼼한 책읽기 등의 작업을 중심으로 문학만이 할 수 있는 독자적·자율적인 기능의 탐구에 관심을 기울였다.
이들이 관심을 보인 문인으로는 김승옥·이청준·조세희·황동규·정현종·최인훈·오규원 등이 있다. 그밖에 〈세계의 문학〉을 중심으로 한 유종호·김우창과 어떠한 비평적 계열에도 소속되지 않고 근대문학연구와 실제비평을 병행했던 김윤식·이재선·박철희 등을 들 수 있다.
1980년대에 전개된 문학비평은 기존의 보수적인 문학예술 전통에 대한 반대가 주조를 이루었다.
민중문학이 보수적 문학의 틈새를 비집고 올라와 한국문학의 주류로 부상한 시대가 바로 이 시기이며, 이 점에서는 문학비평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회과학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젊은 비평가들이 등장해 문학의 적극적인 기능과 사회적 의무를 강조했고, 또한 이들은 1970년대에 전개되었던 '순수참여논쟁'을 가짜 대립으로 규정짓고 문학은 사회적·정치적이라는 것, 다만 참여하는 방식이 다르다는 사실에 합의했다.
〈문학과 지성〉 계열의 전통을 잇는 신진비평가들 역시 기존의 편견과 보수적 문학관을 적극적으로 해체하고 동시에 진보적인 문학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허위의식과 전체주의적 속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1980년대말부터 1990년대초에 걸쳐 한국의 진보적인 운동권의 침체는 또 한번의 커다란 변모를 가져와 포스트모더니즘의 유행과 거친 이념비평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이루어졌으며, 이후 문학비평은 탈중심의 혼란 속에서 다양한 비평방법과 이론이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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