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사물·속성·관계 등을 나타내는 개념과 달리, 명제는 어떤 속성이 어떤 사물에 속한다든지 어떤 사물들간에 어떤 관계가 성립한다는 사태를 나타낸다. 한 명제가 나타내는 사태가 사실과 일치하는 경우 그 명제를 참이라 하고 일치하지 않는 경우 거짓이라 한다. 사물·속성·관계는 개념과 대응하고 사태는 명제에 대응하므로, 참·거짓은 개념이 아니라 명제에 해당된다.

명제는 보통 문장으로 표현되지만 명제와 문장은 같지 않다. 명제는 참이거나 거짓이다. 이런 점에서 명제는 질문·명령·감탄 등과 구별된다. 그리고 하나의 명제는 여러 가지 다른 문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죽기 마련이다", "어느 누구도 죽지 않을 수 없다", "죽기 마련이라는 것은 사람의 속성이다" 등의 문장은 모두 같은 명제를 표현한다. 사람이라는 속성을 M, 죽기 마련이라는 속성을 D로 놓아 이 명제를 기호화하면 앞의 세 문장은 다음과 같은 동일한 형태를 지닌 기호논리적 표현으로 바꿀 수 있다.

(x) (Mx ⊃ Dx)

한편 문장은 언제나 어떤 특정한 언어의 일부인데 반해 명제는 어떤 언어로 표현되느냐와 무관하다.

예컨대 "비가 온다", "It rains", "Il pleut"는 각기 다른 문장이다. 첫째 문장은 한국어이고 둘째 문장은 영어이며 셋째 문장은 프랑스어이다. 그러나 이 문장들은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있으며 적절한 문맥 안에서 하나의 명제를 표현하는 데 쓰인다.

이처럼 논리적 명제는 문장과 혼동해서는 안 되며, 논리적 명제를 판단과 혼동해서도 안 된다. 판단이란 명제를 긍정하거나 부정하는 것이며 판단 그 자체는 논리적이기보다는 심리적 현상이다. 한편 명제와 언명(statement)은 흔히 혼용되지만 정확히 동의어는 아니다.

명제는 언명의 의미이고 언명은 명제의 언어적 질료라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명제를 같은 의미를 가진 언명들의 동치 집합으로 정의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