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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산드로의 죽음으로 메디치가의 피렌체 지배가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이번에는 가문에서 연배가 어린 한 분파가 등장했는데 이는 바로 대 코시모의 동생인 로렌초의 후손들이었다. 로렌초의 후손 코시모 데 메디치(1519~74)는 피렌체 공작을 거쳐 1569년 토스카나 대공이 된 뒤 코시모 1세로서 토스카나를 통치했다. 그는 예술과 과학에 대한 가문의 전통적인 관심을 오래도록 지속시킨 새로운 지배가문을 구축했다. 코시모 1세의 후손들은 1700년대에 이르도록 대공의 지위로 피렌체와 토스카나를 지배했는데 그 가운데 주요인물들은 다음과 같다.

프란체스코(1541~87)는 코시모 1세의 아들이며 의심많은 폭군으로 유명하다.

과중한 세금을 거둬들여 경제를 거의 파탄지경으로 몰고 갔으나 예술과 과학의 후원자로서는 존경받을 만한 인물이었다. 그는 금세공기술자인 벤베누토 첼리니를 총애했으며 과학, 특히 화학분야에 큰 관심을 보여 피렌체에 도자기공장을 세우기까지 했다. 그의 딸 마리아 데 메디치는 프랑스 왕 앙리 4세의 왕비가 되어 역사상 마리 드 메디시스로 알려져 있다.

페르디난도 1세(1549~1609)는 프란체스코의 동생으로 대공 지위를 계승할 당시에는 추기경이었다.

그는 행정분야에서 형보다 더욱 뛰어난 재능과 경륜을 발휘했으며, 그의 통치시기에 들어와 토스카나는 안정과 번영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그는 로마에 메디치 저택을 건축했으며, 니오베 군상 등과 같은 값진 예술품을 구입해 나중에 피렌체로 옮겼다. 대공이 된 뒤에도 그는 결혼할 때까지 추기경직을 그대로 유지했으며 여러 가지 점에서 형과는 대조적이었다.

코시모 2세(1590~1621)는 페르디난도 1세의 큰아들로, 그의 통치시기는 유럽이 비교적 평화로운 시대였으며 토스카나 지방의 풍작으로 인해 유럽 지역에 식량을 공급하면서 부를 이룩했다.

그러나 그후 전반적으로 쇠퇴의 기운이 일기 시작했다. 그의 맏아들인 페르디난도 2세(1610~70)의 뒤를 이어 유일하게 살아 남은 아들인 코시모 3세(1642~1723)가 대공의 자리에 앉았고, 다시 그의 외아들인 잔 가스토네(1671~1737)가 뒤를 이었으나 그는 후손을 보지 못하고 죽었다.

1738년 유럽의 열강들은 토스카나 대공국을 오스트리아 왕가의 인척인 로렌 공작들에게 넘겼다.

메디치가의 선대 가계는 대체적으로 피렌체 시민들의 공화제에 대한 열망을 존중했다. 그러나 후대 가계는 장점과 단점을 아울러 갖춘 권위적인 지배체제를 확립했다. 한편으로는 입헌주의의 형태와 민주주의 정부로 나아가려는 움직임이 사라졌지만 다른 한편으로 피렌체는 대코시모 가계의 지배 아래서는 경험하지 못한 안정을 얻었다.

그러나 새롭게 마련된 안정에도 불구하고 피렌체는 예술·과학·학문의 중심지로서의 명성을 잃어갔다.

코시모 1세의 후손들은 대부분 유럽 왕가들과 혼인관계를 맺어 크든 작든 간에 가문의 이름과 재산을 그대로 보존했다. 그러나 이들은 통치수단을 주로 군사력에 의존함으로써 창조적 예술을 위한 노력과 문화부흥의 중심지로서 피렌체가 갖는 역할 및 그 중요성을 쇠락하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토스카나 대공 가계는 코시모 3세의 딸로 노이부르크 출신의 팔츠 선제후 요한 빌헬름의 미망인이었던 안나 마리아 루이사(1667~1743)가 죽으면서 단절되었다. 그녀는 메디치가의 모든 예술품들을 토스카나 대공국과 피렌체에 유증했다. '카펠라 데이 프린치피'(Cappella dei Principi：군주의 예배당)에 있는 그녀의 묘비에는 "메디치 가문의 마지막 인물"(Ultima della stirpe reale dei Medici)이라고 새겨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