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한밤의 산책 A Walk in the Night〉(1962)·〈돌마을 The Stone Country〉(1965)·〈계절의 마지막 안개 속에서 In the Fog of the Season's End〉(1972) 등 독특한 개성을 지닌 짧은 작품들을 통해 명성을 얻게 되었다. 사물의 세부에 대한 그의 뛰어난 관찰력은 유머·연민·공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한다.

라 구마는 흑인 해방운동을 하던 가정에서 자라나 1960년 진보적인 신문 〈뉴 에이지 New Age〉의 스탭이 되었다. 그뒤 몇 년 동안 유색인종의회에서의 활동이라든가 금지된 인쇄물의 소지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구류되고 투옥되었다. 1962년부터는 거의 5년 동안을 24시간 가택 연금상태에 있었다. 남아프리카 정부는 그의 저작활동과 연설을 금지시켜 하는 수 없이 1966년 가족과 함께 런던으로 옮겨가 그곳에서 1979년까지 망명생활을 했다. 말년에는 쿠바에서 아프리카 민족의회의 대표로 일했다(→ 아파르트헤이트).

첫 소설 〈한밤의 산책〉은 케이프타운의 우범지구에서 한 무리의 등장인물들이 탄압에 대항하여 투쟁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특히 부당하게 해고당한 한 젊은이가 도덕적으로 무너져가는 모습을 자세히 묘사했다. 저항이라는 일반적인 주제는 〈세 겹 밧줄 And a Threefold Cord〉(1964)과 〈돌마을〉에서 다시 등장한다.

〈세 겹 밧줄〉은 게토에 사는 한 가정을 타락시키는 인종차별정책을 그리고 있으며, 〈돌마을〉은 자신이 감옥에 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작품이다. 그의 단편 소설들은 많은 선집과 잡지에 수록되었으며, 1979년 소설 〈때까치의 시간 Time of the Butcherbird〉이 출간되었다. 라구마의 높은 명성은 생동감 넘치는 문체와 다채로운 대화를 통해 지저분하고 억압받는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따뜻하고 사실적으로 묘사해내는 그의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