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힌두교에서는 사제직이 세습되기 때문에 사제의 독신생활이 시작되는 것은 원칙적으로 자손을 낳아 자신의 직분을 물려준 후, 곧 노년기가 되어서이다. 그러나 인도에서 성자(sadhu)로 존경받는 종교인들은 소유욕과 가정의 의무로부터 자유로운 삶을 살며, 조직을 갖거나 공동훈련을 받지 않는다.
많은 남녀 성자가 결혼 후나 배우자가 죽은 뒤에 독신으로 지내며 어릴 적부터 독신으로 지내는 성자들도 있다. 성자는 해탈을 추구하며 다르마의 질서가 지배하는 삶의 형태를 떠난 사람이다. 세속 일에 참여하는 것은 그들의 활동과 마음의 혼란을 증가시킴으로써 영적 연마의 목표인 절제된 평정이나 신앙적 몰아의 삶에 도달하는 데 악영향을 끼친다고 간주된다.
인도에서 불교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헌신하는 독신 수도단으로 시작했다. 깨달음은 열정을 통제하고 외부 대상에 대한 감각적 집착으로부터 벗어남으로써 얻어진다. 불교가 세계 종교가 됨에 따라 일정한 변화가 일어났다. 동남아시아에서는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수도단에서 1년을 생활한다. 티베트의 탄트라 승려는 결혼을 하고, 일본 불교의 대종파의 하나인 죠도 신슈[淨土眞宗]는 독신의 이상을 포기한 채 재가불교를 표방하고 있다.
중국 도교에는 은둔 집단의 도인과 독자적인 독신 도인이 있다. 원래 그 전통은 샤머니즘에서 나온 듯하다. 그러나 지금은 도교 수도집단과 사제가 불교 형태를 따르고 있다. 일본의 신도에는 남자로서 승려나 독신 사제가 없다. 신당의 신(神)과 '결혼한' 여자 무당이 신당 안에 있고, 주요신당에는 독신 여사제가 있는데 특히 전근대기에 그러했다.
한국에서는 고대로부터 토착종교인 무속에 이미 의례적 정결을 위해 일시적 독신 기간을 지키는 전통이 있어왔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평생 독신생활을 고수하는 전통은 불교가 들어옴으로써 확립되었다. 신라의 위대한 승려 원효는 출가자라면 누구든지 필독하는 글인 〈발심수행장 發心修行章〉에서 "수행자의 마음이 깨끗하면 모든 하늘이 칭찬하고 도인이 여색을 생각하면 선신들이 떠나가네"라고 하여 수행자들에게 성욕에 빠지는 것을 더러운 것으로 경계하며 금욕적 독신생활을 권하고 있다.
현대 한국 불교의 대표적 종파인 조계종이 성립하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한 고려의 위대한 승려 지눌도 〈발심수행장〉과 함께 널리 읽히는 〈계초심학인문 戒初心學人文〉에서 "여색의 화는 독사보다도 더 무서우니…… 항상 멀리해야 하느니라"고 하여 성욕에서 오는 해악을 강조하며 독신수도를 철저히 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처럼 한국의 불교는 초창기부터 오늘날까지 줄곧 출가의 전통을 지켜왔다. 다만 일제강점기를 당하여 일본 불교의 영향으로 인해 출가의 전통이 일시 무너지는 듯했으나 8·15해방 이후 청담을 비롯한 출가승려들이 강렬한 정화운동을 펼침으로써 독신수도의 전통을 확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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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동양종교에서의 독신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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