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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도깨비를 신성한 존재로 보는 진지한 이야기, ② 도깨비를 악마적 존재로 보는 진지한 이야기, ③ 나무 따위를 도깨비로 경험한 진지한 이야기, ④ 도깨비를 민담 속으로 끌어들인 진지하지 않은 이야기 등이다.

①의 유형에서 도깨비는 인간의 힘으로 할 수 없는 어려운 공사를 해결하는 신성한 존재이다. 그는 하룻밤 사이에 농사에 필요한 보(洑)나 둑을 쌓으며 못을 메우거나 다리를 놓는다. 따라서 전승집단은 보를 막을 때는 도깨비에게 빌어야 한다고 믿는다.

②의 유형에서 도깨비는 사기꾼 또는 악마적인 존재이다. 〈삼국유사〉의 〈도화녀비형랑설화 桃花女鼻荊郞說話〉는 이 유형의 대표적인 이야기이다. 이 설화에서 도깨비는 신성한 존재가 아니라 길달처럼 하룻밤 사이에 '귀교'를 만드는 초월적인 행위를 보여주다가도 여우로 변신해 도망가버리고 사람을 홀리는 요괴일 뿐이다.

③의 유형은 ②의 유형에서 발전된 변형담이다. 이 유형의 이야기들은 대개 한 사람이 밤길을 가던 중 어떤 사람이 싸움을 걸어오기에 싸우다가 그를 죽였는데, 아침에 가보니 빗자루·도리깨·방아공이 같은 나무 등에 칼이 꽂혀 있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는 도깨비를 악마적인 존재로 보는 의식이 들어 있다.

④의 유형에서 도깨비는 신성 또는 악마적 존재라는 초월적인 성격에서 벗어나 도덕적 인과론에 의한 원조자, 징계자, 진실과 모방의 변별자로 고정된다.

도깨비의 고유한 성격은 퇴색해가고 이야기 자체의 즐거움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