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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2세기와 고딕 건축(→ 고딕 예술)이 널리 성행하던 시기에 노르망디와 영국에서 발달했다.

노르망디에 정착한 사람들이 건축물을 지을 만큼 세련되기 시작한 때는 노르만의 영국 정복(1066) 바로 전이어서 노르만 건축양식은 두 나라에서 거의 같은 때에 발달했다. 특히 노르만 정복 직후 영국에 세워진 건축물들은 노르망디의 건축물과 아주 비슷하다. 그러나 그뒤 두 나라 건축은 점점 달라지기 시작, 노르망디 건축은 전형적인 프랑스 로마네스크 양식(→ 로마네스크 예술)에 가까워졌고, 앵글로-노르만 건축으로 불리는 영국 건축은 영국 특유의 전통을 갖게 되었다.

초기의 공통된 노르만 양식은 로마네스크 양식의 일반적 특징을 따라 둥근 아치와 세분된 공간을 기본으로 하는 웅대한 구조로 지어졌다.

초기 그리스도교의 바실리카식 평면(양쪽 아일[aisle 側廊]과 중앙복도 끝, 즉 동쪽에 반원형으로 앱스[apse 後陣]를 갖춘 기다란 평면)에 로마네스크 양식의 정교함을 덧붙였고 높게 올라간 네이브의 위쪽에는 클리어스토리[高窓]를 만들었다. 네이브의 내부입면은 크게 3부분으로 구성된다. 즉 저층의 아케이드(네이브와 아일을 나눔)와 트리포리움 아케이드(상층의 네이브와 아일 위쪽 갤러리를 구분), 그리고 클리어스토리로 나뉘어 있다.

그외의 특징으로는 트랜셉트(transept：성소 앞쪽에서 네이브와 직교하는 복도)가 있고 서쪽 정면에 2개의 탑을 세운 것이다. 초기 노르만 양식을 뚜렷이 보여주는 건물은 캉에 있는 생테티엔 교회(1067 착공)이다. 이를 본떠서 영국의 일리 대성당(1090경)·노리치 대성당(1096경)·피터버러 대성당(1118경)이 지어졌으나 모두 대규모의 영국적 특징을 보여준다.

노르망디에서 볼 수 있는 후기 노르만 건축물은 구획이 분명한 구조와 정교한 탑과 첨탑이 특징이다.

후기 앵글로-노르만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초기 노르만 양식이 확대된 것이지만 다른 지방의 영향과 함께 그 지역의 독특한 양식의 영향을 받았다. 이 영국 건축물의 주요특징은 교회 평면이 매우 길며 웅장하고 위엄있는 모습을 갖추었으나(특히 네이브 1층 아케이드에 종종 커다란 圓柱를 세웠는데 때로는 그 지름이 기둥 사이의 간격과 맞먹을 정도임) 구조적 논리에는 비교적 무관심했다.

이러한 사실은 중요하지 않은 세부구조를 매우 다양하게 만든다거나(네이브 3개 층의 각 비율을 달리 하고 때로는 4층까지 올리기도 함) 석재표면에 얕은 기하학적 장식을 얽히게 새겨놓음으로써 기본적 구조물이 오히려 불분명해지는 데에서도 나타난다.

형상을 나타내는 조각은 영국 장식의 전통이 남아 있는 소교구의 작은 교회들이 아니고서는 찾아보기 힘들다. 대부분의 앵글로-노르만 양식 교회들은 로마네스크 양식에서 주로 쓰이는 둥근 석조 볼트(vault) 대신에 목조지붕을 올렸다. 그러나 더럼 대성당(1104경)은 예외적으로 뾰족한 리브(rib)볼트가 첨두(尖頭)에서 교차하여 골조에 해당하는 수직 기둥 몸체에 무게를 전달함으로써 네이브와 성가대석을 받쳐주고 있다.

이 리브볼트는 1세기 뒤에 고딕건축의 특징이 되어 널리 쓰였다. 반원 모양 대신에 정4각형으로 만든 동쪽 끝 앱스는 영국 고딕 건축물의 표본이 되었다. 일리 대성당, 노리치 대성당, 피터버러 대성당, 더럼 대성당 이외에도 주요한 교회들을 앵글로-노르만 양식으로 짓기 시작하여 캔터베리 대성당(1070경), 링컨 대성당(1072경), 로체스터 대성당(1077경), 세인트올번스 대성당(1077경), 윈체스터 대성당(1079경), 글로스터 대성당(1089경), 헤리퍼드 대성당(1107경), 사우스웰 대성당(11세기), 튜크스베리 수도원(1088경)이 완성되었다.

로마네스크 시대 영국에 세워진 수많은 시토 수도원(→ 시토 양식)들은 앵글로-노르만 양식의 주된 전통과는 큰 관련이 없지만 그 자체만으로도 중요하며 리보 수도원(1132경), 파운틴스 수도원(1135경), 커크스톨 수도원(1152경), 빌드워스 수도원(1155경), 바일랜드 수도원(1175경), 퍼니스 수도원(1175경)이 있다(시토 양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