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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은 자주성을 확보하기 위해 조합비 등을 통해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운영에 있어 재정적인 독자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습니다. 따라서 회사 업무를 보지 않고 휴직한 상태에서 노동조합 업무만 전담하는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는 노동조합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지급해야 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에 따라 경비 원조를 금지했던 것이고 그 내용에는 '노동조합 전임자에 대한 급여 지급'을 금지하는 내용도 당연히 포함돼 있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노동조합의 재정적 자립성이 부족한 상황에서 전임자의 급여 부담까지 지기는 어렵지만 전임자 없이 원활한 노동조합 활동을 하기도 어려웠기 때문에 사용자가 전임자의 급여를 지급해오던 것이 관행이 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사용자가 노동조합을 안타깝게 여겨서 전임자 급여를 자발적으로 지급한 경우는 거의 없을 것입니다. 지배 · 개입을 의도해서 적극적으로 지급했거나 노동조합의 강력한 요구에 못 이겨 어쩔 수 없이 지급했을 것입니다.

사실 전임자 급여를 사용자가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은 '단체협약'에 들어 있을 때가 많습니다. 노동조합이 투쟁을 통해 쟁취한 결과로 볼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전임자 급여 지급이 관행화되면 노동조합은 마치 당연하게 전임자 급여 지급을 요구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된다면 사용자는 전임자 급여를 지급해줬는데도 그것을 핑계로 지배 · 개입을 할 여지도 없이 비용만 부담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지급 관행이 워낙 뿌리 깊다 보니 법에 엄연히 금지된 것이지만 복수 노동조합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노동조합법 부칙에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지급을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내용을 정해두고 수차례 개정을 통해 유지하다 2010년 7월 1일부로 노동조합 전임자 임금 지급이 금지된 것입니다.

근로시간 면제제도, 일명 '타임오프제'는 노사 간 단체협약으로 '근무시간 중' 교섭, 협의 등의 일정한 업무가 허용되는 대상자 수와 시간 한도를 정하도록 하는 제도입니다. 즉 기존에는 노동조합 전임자가 휴직자 신분으로 노동조합 업무만 전담했다면 이제는 본연의 업무를 하면서 근로시간의 일부를 노동조합 활동에 투입할 수 있도록 하고 그 시간을 근로한 것으로 취급해 임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한정 근로시간 면제를 허용할 경우 종전과 동일한 결과가 초래됩니다. 따라서 근로시간면제위원회라는 기구에서 유급 처리가 가능한 근로시간 면제 범위와 인원수를 정하여 고시하고 있으며, 노사는 그 범위 안에서 단체협약으로 전임자 수와 유급 시간을 정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부 기준에 대한 불만, 노사 간 갈등이나 이면합의 문제 등이 나오고 있지만 그 속에 있는 진짜 문제는 결국 노동조합 전임자의 급여를 자체적으로 지급하지 못하는 노동조합의 재정 자립 문제와 이에 따른 지배 · 개입 가능성의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