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5세기에 페르시아 수도였던 헤라트는 17세기에도 중요한 도시였으며, 오늘날에는 아프가니스탄 서부의 주도이다.

16, 17세기초에 만든 전통적인 헤라트 카펫은 붉은 포도줏빛 바탕에 밝은 황금빛이 섞인 선명한 초록빛으로 가장자리를 두른 색 배합으로 유명하다.

최상급 카펫은 일찍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소유물이었던 '황제의 카펫'이라는 1쌍의 카펫(오스트리아 빈과 미국 뉴욕 시 소장)인데, 여기에는 복잡하고 아름답게 소용돌이치는 덩굴 연속무늬,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 휘감긴 용수철처럼 팽팽한 구름무늬가 결합되어 있다.

그밖에 일부 카펫은 작은 방패 모양의 장식이 매달린 원형무늬를 보여준다. 이 시기에 만들어진 카펫은 대부분 본체가 없어지고 아름다운 단편만 전해 내려오고 있으며, 함부르크 박물관에 있는 헤라트 카펫 조각은 가장자리가 수많은 새떼와 화려한 여름 꽃으로 가득 차 있다. 이런 전통적인 카펫들은 센나(세나) 매듭을 사용하고 있으며, 명주실을 날실과 씨실로 이용하거나 양모사와 면사로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다. 옛날 페르시아의 순모 양탄자들 가운데 헤라트 카펫은 도안과 색깔 및 매듭의 섬세함에서 특히 돋보였다.

실제로 오늘날 남아 있는 단편들은 다른 모든 카펫의 품질을 판단하는 시금석이다. 17세기 후반에 만들어진 몇몇 카펫은 무명 바탕을 갖고 있으며, 바탕의 색깔이 초기만큼 강한 매력을 지니고 있지 않다. 헤라트 카펫의 전통은 결국 인도의 몇몇 카펫 제조 중심지에서 만드는 꽃무늬에 의해 계승되었는데, 인도 이스파안 카펫이라고 불리는 이 카펫은 오늘날에도 많이 남아 있으며 1950년경까지만 해도 헤라트 카펫으로 간주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