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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사후재판은 교황청 역사상 가장 기괴한 사건이다. 864년 교황 니콜라오 1세에 의해 이탈리아의 포르토 주교급 추기경으로 임명된 뒤 선교를 추진할 임무를 받고 불가리아에 파견되었다. 869년 교황 하드리아노 2세와 875년 교황 요한 8세에 의해 프랑스 선교사로 임명되었으나, 876년 요한 8세로부터 불신을 받고 로마에서 도망한 뒤 파문당했다. 교황 마리노 1세 때 사면을 받은 뒤 883년 포르토 교구로 복귀했다.

교황 마리노, 성 하드리아노 3세, 스테파노 5세 때 그의 영향력이 커져서 891년 10월 6일 스테파노의 후임으로 교황에 선출되었다. 교황이 된 뒤 스폴레토 출신 신성 로마 제국 공동황제인 구이도와 그의 아들 람베르트의 지배로부터 로마를 해방시키기 위해서 동프랑크의 왕 아르눌프에게 이탈리아를 침공해달라고 요청했다. 896년 로마에서 아르눌프를 황제로 등극시켰으나, 아르눌프는 스폴레토를 공격하기 위해 준비하는 동안 중풍에 걸려 독일로 돌아갔고, 포르모소도 불화를 해결하지 못한 채 얼마 뒤에 죽었다.

교황 스테파노 6세가 주재한 로마 교회회의('시체 교회회의'라고도 함)에서 포르모소의 정적들은 그의 시체를 파헤쳐 교황 권좌에 앉힌 뒤 사후재판을 열었고, 재판 과정에서 한 부제가 시체를 대신해서 답변했다. 이 재판으로 그의 즉위는 무효화되었고 그가 공포한 법률들은 폐기되었으며 축성할 때 사용했던 손가락이 잘려졌다. 그 뒤 그의 시체는 무덤에 내팽겨쳐졌다가 훗날 다시 테베레 강에 던져졌다.

이러한 행위는 로마를 정치적으로 갈라놓았고, 스테파노는 투옥되어 교수형을 당했다. 교황 테오도로 2세는 포르모소가 받았던 성직들을 복권시키고 그의 시체를 엄숙하게 묻어주었으며, 교황 요한 9세는 스테파노의 교회회의를 단죄하고 그 법령들을 불태웠다. 포르모소가 남긴 편지들은 J.-P. 미뉴가 편집한 〈라틴 교부선집 Patrologia Latina〉(129권)에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