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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쓴 수사용 규율서는 현존하는 규율서들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이다. 이집트 출신인 파코미우스는 로마 황제 콘스탄티누스의 북아프리카군 보병대에 있을 때 이집트 그리스도교(콥트 그리스도교)를 접했다. 314년경 제대하자마자 고향인 테베 근처에 있는 케노보스키온 광야에서 홀로 은둔했다.

얼마 뒤 나일 강 동쪽 기슭의 타베니시 광야에서 은수자 팔레몬과 은수자 정착촌에서 합류했다. 행정적 수완을 지녔던 파코미우스는 흩어져 있는 은수자들의 은신처를 대신하는 최초의 수도원을 세웠다. 그는 협업제와 공동훈련제를 모방해 노동시간과 기도시간을 배분한 공동일과계획표를 작성했다.

이 규율은 그리스도교 수도원 역사상 공동체 중심의 획일적 수도생활을 규범으로 한 첫번째 예이며, 이전의 종교생활을 특징짓는 명상 일변도의 개인주의적 수도생활을 탈피한 최초의 예였다. 또한 파코미우스는 군주제 수도원제도를 확립했다. 이 수도원제도에서는 공동체를 관장하는 종교지도자의 중앙집권화된 권위가 신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간주되어, 자기부정과 자선으로 자기중심주의를 극복하려는 사람들로부터 충실한 반응을 얻었다.

죽을 때까지 7,000명 이상의 수사와 수녀를 헤아리는 11개 수도원을 설립했다. 파코미우스의 원고 중 현존하는 것은 하나도 없지만, 그의 생애와 전기는 5세기 역사가 팔라디우스의 〈수도원 새벽기도 이야기 Lausiac History〉에 담겨 있다. 파코미우스의 규율은 5세기초에 성 히에로니무스(제롬)가 옮긴 라틴어 번역본만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