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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기의 제작과정과 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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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한국·일본에서 사용하는 옻칠은 보통 옻나무로 알려진 루스 베르니키플루아(Rhus verniciflua)의 수액(樹液)을 채취하여 불순물을 제거하고 침전시킨 것이다.

옻 진

옻나무에서 나오는 진

ⓒ CharlieHuang / wikipedia | CC BY-SA 3.0

이 수액은 종종 혼합되지만 자연상태에서 얻은 것으로서 옻나무가 재배되어 수액을 채취하기까지는 약 10년이 걸린다. 보통 6~9월에 옻나무의 몸집에 흠을 내어 수액을 받게 되며, 작은 가지는 잘라내어 10일 정도 물 속에 담가둔 다음 가지칠을 얻게 된다. 수액은 유백색으로 당밀(糖蜜)을 함유하고 있으므로 공기 중에 노출되면 황갈색에서 흑색으로 변한다.

채취된 수액을 나무칠 통에 넣고 잘 저은 다음 삼베로 불순물을 걸러낸 것을 생옻이라 한다. 이 생옻을 다시 칠통에 넣고 주걱으로 저어가며 약한 불이나 햇볕에 수분을 증발시킨다. 이와 같이 정제된 용액은 투명옻칠이라 하며 밀폐된 용기에 보관한다. 옻칠은 주로 나무에 하며 자기·금속·종이 등에 칠하기도 한다. 옻칠은 공기 중에 노출되면 최대의 인장강도(引長强度)를 갖게 되고, 윤기 있는 자기표면과 견줄 만큼 자연스러운 광택을 지닌다. 더욱이 습기 중에서 건조시켜야 최대의 강도를 유지하는 특성이 있어 일본인들은 옻칠한 물건을 습기 있는 상자나 방에 놓아두었고, 중국인들은 서늘한 밤에 땅굴을 파고 옻칠한 물건을 놓아두었다고 한다.

칠기는 바탕재료의 종류에 따라 목심칠기(木心漆器)·죽심칠기(竹心漆器)·칠피칠기(漆皮漆器)·금태칠기(金胎漆器)·도태칠기(陶胎漆器)·지승칠기(紙繩漆器) 등으로 나눌 수 있다. 목심칠기는 백골로 나무를, 죽심칠기는 대나무를, 칠피칠기는 가죽을 사용한 것이다. 금태칠기는 금속의 산화나 부식을 방지하기 위해 옻칠을 한 것이며 도태칠기는 도자기류의 표면에 옻칠을 한 것이고, 지승칠기는 종이를 꼬아 만든 기물 위에 옻칠을 한 것이다.

그밖에 대모칠기는 표면을 장식하는 재료로 거북껍질을 사용한 것이며, 금박칠기는 금박을 옻칠로 부착시킨 것이다.

칠기

명나라의 칠기

ⓒ Dr. Meierhofer~commonswiki / wikipedia | CC BY-SA 3.0

칠기의 제작과정은 밑일·장식일·옻칠일의 3단계로 나눌 수 있다. 이 가운데 바탕작업인 밑일은 완벽한 칠작업을 위한 필수과정으로 바탕나무(白骨)의 표면을 다듬고 고른 다음 금이 간 곳이나 접합 부위에 옻칠풀과 목분(木粉)을 혼합하여 떼우고 나서 고르게 손질하는 것으로 이것을 바탕고르기라고 한다.

그뒤 2번 정도 묽은 생칠로 바탕을 고루 칠하는데 이것을 바탕옻칠이라고 한다. 바탕옻칠이 굳어지면 숫돌로 곱게 갈아 평면을 잡는데 이것을 바탕바로잡기라고 한다. 이 위에 모시·베 등의 천(중국에서는 가끔 종이가 쓰임)을 붙이고 쌀가루나 밀가루에 옻을 혼합하여 붙이는데 이를 천바르기라고 하며 건조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다.

한국에서는 천 위에 약간 묽게 옻칠을 한다.

천옻칠이 끝나면 천의 눈을 메우기 위해 옻과 태운 흙가루·뼛가루·숯가루 등을 혼합해 칠하여 건조시킨 다음 숫돌이나 사포로 거친 면을 곱게 고른다. 천눈메우기가 끝나면 천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 묽은 옻칠을 하는데 이것을 고래옻칠이라고 한다. 다시 갈아내고 곱고 단단한 칠면을 만들기 위해 옻칠을 여러 번 계속하는데 한 번 칠한 후에는 충분히 건조시킨 다음 반드시 고른 평면이 되도록 갈고 광을 낸다. 칠공예가가 예술적인 옻칠작업을 위하여 장식일을 시작하는 겉면을 만들기까지는 이와 같이 철저한 밑일이 요구된다.

칠기의 도안은 종이 위에 옻칠하여 전사하거나 옻칠과 색을 혼합하여 만든 색풀로 직접 그림을 그린다. 일본에서는 도안이 그려지면 그 위에 금분·은분을 뿌리기 위해 깃대·죽통(竹筒)·고운체 등을 사용한다.

중국의 조칠(彫漆)도 위에서 언급한 방법으로 만들어졌으나 일반 옻칠과는 두께에서 차이가 있다. 즉 전체적으로 옻칠의 두께가 두꺼우며 옻칠이 차고 단단해졌을 때 도안에 따라 겉면에서 매우 날카로운 V형의 조각칼로 파들어간다(목각). 조각술은 정확성이 요구되며 각 층을 정교하고 정확하게 파기 위해서는 한치의 실수도 없어야 한다.

중국의 조칠 가운데 척홍(剔紅)은 진사(辰砂)로 채색되었으며, 이밖에 담록색·담황색·갈색·흑색·가지색 등도 사용되었다. 조개껍질은 중국·한국·일본에서 칠의 장식재료로 사용되었는데, 주로 작은 조각과 분말 같은 형태로 칠 겉면에 상감되었다. 진주조개·앵무조개·전복·소라 등이 사용되었고 중국에서는 옥·공작석·산호·활석·상아·자기 등을 사용해 상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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