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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쇄창상

직접적인 타격으로 인한 손상의 정도는 가해진 힘의 정도나 방향에 좌우된다. 가해지는 힘이 강할수록 손상 정도도 심해진다. 쉽게 감지할 수는 없지만 힘이 가해지는 방향 또한 중요하다. 예를 들면 머리의 측면을 망치로 때리면 두피에 심하게 타박상을 입을 수도 있고, 똑같은 힘으로 약간 다른 방향으로 때리면 두개골 아랫면에 광범위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 해부학적·생리학적 요소도 손상의 정도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므로 펼친 손 위로 외부에서 똑같은 힘을 가한다 하더라도 그 결과는 어린이·청년·노인 등에게서 각기 전혀 다르게 나타난다.

비교적 가벼운 타격은 타박상이나 좌상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피부나 그 밑의 연조직에 손상을 입힌다. 이때 멍이 드는 것은 작은 혈관이 파괴되어 혈액이 조직으로 스며들고, 손상당한 모세혈관 벽을 통해 액체가 통과해서 그 부위가 부풀기 때문이다(→ 부기). 대개 출혈은 곧 멈추고 혈액과 체액은 수일 내에 흡수되어 손상부위는 정상으로 회복된다. 큰 혈관들이 손상되면 혈관 밖으로 나오는 혈액량이 많아져 조직에 혈액이 모여 혈종(hematoma)이라고 하는 덩어리를 형성한다.

직접적이고 강한 힘이 가해지면 내부조직이 손상되는데, 혈관·신경·근육·뼈·관절·내부기관 등이 손상된다. 망치에 맞아 두개골이 골절된 경우나 흔하게는 충격이 신체의 비교적 약한 부위를 통해 전달된 경우와 같이 힘의 충격이 직접 조직에 가해졌을 때는 심부조직이 손상될 수 있다. 그래서 펼친 손 위로 힘이 가해지면 손의 살과 뼈만 손상되기도 하지만 흔히 힘이 전달되는 팔의 다른 부위, 즉 손목의 손배골(scaphoid bone)이나 손목 바로 위의 요골, 어깨, 팔굽이 등이 손상되기도 한다. 이때 손상되는 부위는 힘이 가해지는 방향과 개인의 골격형태에 따라 결정된다.

간접손상의 흔한 또다른 형태로 발이 어딘가에 걸려서 빠져나오려고 할 때 그로 인해 간접적으로 부상을 입을 수 있다. 이때 가해지는 힘이 크면 발목이 삐거나 부러질 수 있고 하지뼈나 좌골이 부러질 수도 있다. 자동차나 비행기 사고시 흔히 나타나는 형태의 부상은 감속으로 인한 간접손상으로서, 신체의 한 부위는 고정되고 다른 부위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을 때 갑자기 멈추게 되면 움직일 수 있는 부위가 이동하게 되는데 이를 흔히 편타증(whiplash)이라고 한다.

개방창상

예를 들어 두개골 아랫면이나 부비동·점막 등이 손상되면 세균·먼지·섬유조각 등의 이물질들이 조직 안으로 침입할 수 있으므로 감염으로 인해 심각한 국소적·전신적 합병증을 일으킬 수도 있어 창상은 또다른 위험에 노출된다.

더욱이 피부손상 정도가 크면 손상된 조직이 건조하고 차가운 공기에 노출되기 때문에 손상의 정도가 악화될 수 있다. 조직을 쉽게 통과하는 바늘, 날카로운 칼, 총탄 등은 조직을 깨끗하게 나누어 분리시키기 때문에 물체가 통과하는 부위의 조직을 제외하면 그다지 심한 손상을 주지 않는다. 이런 경우 중요한 구조물이 손상 입지 않는 한 그다지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불규칙적이고 울퉁불퉁한 폭탄파편은 연조직을 휘저으며 뚫고 지나가기 때문에 사방으로 광범위한 손상을 초래한다.

마찬가지로 압궤(壓潰)로 인한 손상 또한 심각하다.

피부는 튼튼하고 탄력 있으며 혈액이 풍부하게 공급되므로 손상에 잘 견디며 빠르게 회복된다. 피부밑지방조직은 손상에 좀더 민감하며 혈액공급이 차단되기 쉽다. 마찬가지로 근육도 날아오는 물체로 인해 쉽게 손상되며 쉽게 찢어지고 혈액공급이 줄어들면 단시간이라도 견디지 못한다.

특히 근육이 손상되면 감염되기 쉽다. 개방창에서 뼈가 손상되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다. 왜냐하면 혈액공급을 제대로 받지 못한 부서진 조각들은 쉽게 감염되며 상처 내에 이물질로 남아서 더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조각으로 부서지지 않았다고 해도 뼈가 골절되면 노출된 골절면을 통해 감염될 수 있으며 그 결과는 치명적이다. 관절·신경·주요혈관·내부기관 등에 손상을 입으면 창상의 심각성은 훨씬 커진다.

창상으로 인한 감염은 부상당했을 때나 그것이 완전히 치유되기 전까지는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비세균성감염이 미치는 영향도 매우 다양한데, 유기물질은 더 자극적인 경향이 있다. 일반적으로 비세균성 오염물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오염범위이다. 세균성 감염에서는 오염물질의 종류가 더 중요하다. 상처 내의 죽은 조직과 유기 이물질을 먹고 사는 독성 세균에 의해 발생한 감염은 몇 가지 형태가 있는데 그중에서 다음 3가지가 가장 중요하다. 첫째, 가스괴저(gas gangrene)는 가장 위험한데 주로 손상당한 근육조직에 생기며 빠른 속도로 전파되므로 외과적·내과적 치료를 하지 않으면 죽게 된다.

둘째, 연쇄상구균속(Streptococus)·포도상구균속(Staphylococcus)과 대장균형(coliform) 세균 같은 유기체에 의한 감염으로 심한 전신적 반응을 동반하는 국소적인 화농생성이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셋째, 파상풍으로 매우 예측하기 힘들며 창상이 생긴 수일 후에야 나타나는 치명적인 감염이다.

두드러진 국소적 증상은 없지만 전신근육경련이 특징이다.

창상의 최종적 치유는 장시간에 걸쳐 일련의 복잡한 생물학적 과정을 거치면서 이루어진다. 예를 들면 칼에 베인 경우처럼 합병증을 동반하지 않는 깨끗한 창상을 치료하지 않고 내버려두면 아래와 같은 과정이 일어난다.

조직이 절단되면 창상의 가장자리는 나누어지고 피부의 탄력성에 의해 양쪽으로 당겨져 분리된다. 이때 잘려진 혈관의 혈액이 창상의 빈 공간을 채우고 그 가장자리로 넘치게 된다. 이 혈액은 응고되고 마침내는 혈병(血餠)의 표면이 마르고 딱딱해져 가피(scab)를 형성한다. 처음 24시간 동안에 가피는 쭈그러들어 창상의 양 가장자리가 서로 가까와지도록 당기는 역할을 하게 된다. 1주일 정도 지나서 가피가 저절로 떨어지거나 떼어내면 피부밑조직의 잘려진 가장자리를 덮은 붉은 과립성 조직층을 볼 수 있다. 점차적으로 회색 진줏빛을 띤 얇은 막이 피부 가장자리에서 자라나 전체 표면을 덮게 된다.

한편 창상의 실제 부위는 수축과정으로 점차 줄어들어 마침내 피부가 벗겨진 곳이 눈에 띄지 않게 된다. 선으로 된 얇은 흉터는 처음에는 붉고 주변 피부보다 솟아 있지만 점차로 줄어들고 주변조직보다 훨씬 더 창백한 빛을 띠게 된다. 흉터가 생긴 후 몇 주 동안은 창상이 점차적으로 작아지는 구축(拘鍋)과정이 계속된다. 몇 달이 지나면 정상 피부선을 가로지르는 창상은 넓어지고 주변 피부보다 더 낮아지는 경향이 있다.

흉터는 햇볕에 타지 않으며 털이나 땀도 나지 않는다. 즉 이전의 피부기능을 완전히 회복하지는 못한다.

현미경으로 혈병을 관찰하면, 혈병을 수축시키는 섬유소가 만들어지는 전과정과 창상 내의 파편을 소화시키는 백혈구 및 대식세포가 모이는 과정, 그리고 상처 가장자리 세포에서 섬유성 조직이 안쪽으로 이동하면서 모세혈관이 성장하는 과정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세포에서 형성된 섬유가 증식하고 콜라겐이 망을 형성하여 창상의 공간을 채우며 마침내는 장력의 영향으로 단단한 띠로 배열된다.

그동안에 창상의 표면 가장자리에 있던 피부세포들은 편평해지고 확대되는 증식과정을 겪게 된다. 이 상피세포들은 재빨리 창상 아래쪽을 받아 퍼지기 시작하며 가피의 심층을 용해시키는 효소를 생성해서 상피세포층을 형성한다. 결국 창상 양쪽으로부터 증식한 상피세포층이 결합해 창상이 표면적으로 치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