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1922년 제1회 전람회에서는 403점이 출품되어 215점이 입선되었고, 제6회부터는 1,200점이 넘는 출품작과 20일에 달하는 전시기간, 약 3만 명에 이르는 관람객으로 대규모의 미술전람회로 성장해갔다.
1932년 무감사제도를 도입하자 여기서 제외된 일부 중견미술가들이 반발하여 한때 불참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무렵 관전으로서의 선전이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비판이 일어나기도 했으나 그 규모나 권위는 계속 유지되었고, 점차 군국주의 체제가 강화되면서 시국의 분위기를 담은 작품들이 자주 등장했다. 또한 1932년 제도개편에 따라 조선의 향토미술을 장려한다는 취지 아래 공예부가 신설되고부터는 향토색을 드러내며 일본인의 이국취미에 부합하려는 경향들이 확산되어갔고, 소재 및 내용상 뚜렷한 하나의 흐름을 형성하기도 했다.
당시의 미술가나 미술비평가들은 그들 가운데 진보적인 몇몇을 제외하고는 조선 내 최대규모의 미술전람회인 선전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태도로 작품을 출품하거나 인상기를 쓴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선전이 갖는 문제점이 점차 드러나자 출품을 거부하고 비판적인 입장에서 심사원이 관학파인 점, 전람회의 원동력이 총독정치에 있는 점, 그리고 심사제인 까닭에 자유대담한 작품의 출품 및 진열이 불가능한 점 등을 들어 민족문화의 정당한 발달을 위해서는 출품할 수 없음을 역설한 평론가와 이에 동조한 미술가들도 있었다.
특히 1930년대초에는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으며 김주경·윤희순 등이 비판적인 입장을 갖고 있었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동양화부에서는 실경산수, 전통적인 관념산수, 화조화, 인물화가 대부분을 차지했고 일본인의 이국취미에 부합하는 조선의 풍물이나 생활상을 그린 작품들도 있었다. 양식적으로는 단일시점에 의한 투시원근법을 적용하여 사실성을 획득하는 성과도 남겼으나 섬약하고 장식적인 필선과 감각적인 색채, 무표정한 인물의 얼굴, 과도한 근경 중심적 화면구성은 원경을 간략하게 처리하는 등 일본화의 영향이 뚜렷해졌다.
이러한 현상은 1920년대 중반경부터 두드러졌고 이후 1930년대에는 완전히 뿌리내리게 되었다. 산수화의 이상범, 인물화의 김은호·이영일·김기창 등이 이런 경향을 보이며 상위에 입상하면서 주요화가로 떠올랐고 이후 화단의 중심적 위치를 차지했다. 서양화의 경우 초기에는 고희동·나혜석과 같은 일본의 미술학교 졸업생을 포함한 극소수의 화가들만 참여했으나 그 수효가 급격하게 증가하여 제3회 이후에는 동양화보다 많은 작품이 출품, 입선했고 1930년대에는 그 작품수가 동양화의 약 3배에 이르렀다.
풍경·정물·인물을 포함하여 신변의 일상생활과 같은 다양한 소재의 작품들이 출품되는 가운데 한동안 세잔의 영향을 받은 강신호와 같은 화가의 작품이 특선을 하는 등 관전으로서의 경직된 분위기가 개선되는 듯했다. 그러나 이는 지속되지 못했고 점차 좌상을 중심으로 하는 인물화나 풍경, 정물이 안정된 구도, 충실한 데생, 중후한 색채 등을 특징으로 하는 아카데미즘 경향을 짙게 나타냈다.
그리하여 역동적인 삶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지 못하고 정태적 인물상이나 한적한 풍경, 정물을 주로 그리는 풍조가 만연했으며, 이인성·김종태·김인승·심형구 등이 선전에서 상위입상한 경력을 바탕으로 화단의 중심적 화가로 성장했고 이들의 작품경향이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한편 조각에서는 인체중심의 작품들이 제작, 출품되면서 근대조각의 새로운 흐름을 이루게 되었다.
인물 두상이나 흉상, 전신 나상을 충실한 형태묘사에 바탕을 두고 작품화했으며 김복진·이국전·윤효중 등이 주요조각가로 활동했다. 전통시대 봉건적인 사대부의 수양을 위한 방편의 의미를 강하게 띠었던 서예 및 사군자의 경우 초기에는 조선인의 복고적인 취향을 수용·조장하면서 선전의 한 부서로 편입되어 손재형·황용하·이병직·이응로 등이 상위에 입상하면서 이름을 떨쳤으나, 1932년 서예의 공모가 폐지되고 사군자는 동양화부에 편입됨에 따라 그 의미가 약화되었다.
그리고 조선 전통공예의 우수성을 인정하여 이를 부흥시키고 조선적인 향토예술의 장려를 위해 설치한 공예부에서는 김진갑과 김봉룡·강창원·이남이가 각각 나전칠기·건칠·금속공예 작품으로 수차례 특선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미술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조선미술전람회의 작품경향 – 다음백과, Daum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