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898년 8월 10일 창간되어 1910년 8월까지 12년 동안 약 3,240호를 펴냈다. 창간 초기의 제호는 〈뎨국신문〉이라는 국문을 사용했으나 1903년 7월 7일 '帝國新聞'이라는 한문으로 바꾸었다. 초대 사장은 이종일(李鍾一), 주필은 이승만(李承晩)이었다.

1903년 1~6월에 최강(崔岡)이 사장에 올랐다가 다시 이종일로 바뀌었으며, 1907년 5월경 정운복(鄭雲復)이 사장에 올랐다. 초기에 이 신문에 관계한 사람은 이종문·장효근·이익승·심상익 등의 재야 유학자 및 신흥 상공업자들과 이승만·유영석 같은 배재학당 출신들이었다. 이어 주시경·김효신·김두현 등 독립협회 출신들이 참여했으며, 1904년 일본 유학생 출신인 김상연·최영식이 잠시 관여했고, 남궁준·이정주가 인쇄 책임을 맡았다.

이종일이 사장으로 재임한 시기에는 기호지방 출신들이 신문사를 주도했으나 1907년 정운복이 사장에 오른 뒤에는 관서지방 출신이 중심을 이루었다. 이 신문에 관계했던 지식인들은 대부분 전직 또는 현직 관리였고 대한자강회나 대한협회 등에서 활동하던 사람들이었다. 이중 이승만은 과감한 논조로 당시 일본인들이 발행하던 〈한성신문〉과 활발한 논전을 펼쳤으며 독립협회 활동으로 옥살이하는 동안에도 논설을 집필했다.

신문의 크기는 타블로이드판의 절반 크기로 초기에는 2단 조판이었다가 차츰 4·6단 조판으로 바뀌었다. 또한 지면을 전체 4면으로 꾸몄는데, 대체로 1면에는 논설, 2면에는 관보·잡보, 3면에는 해외통신·광고, 4면에는 광고를 실었다. 이 신문은 국민계몽을 가장 중요한 문제로 삼고 법률의 공정한 시행과 풍습개량을 국가발전의 요체로 생각했으며, 교육이나 여성문제에도 관심을 갖고, 산업을 일으키는 것이 국권회복의 해결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일제의 내정간섭이 심해지자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는 무능한 정부와 관리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일제의 어용단체인 일진회에 대해서도 크게 논박했다. 이렇게 민족지로서의 논조를 펼침에 따라 사전검열로 기사가 삭제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1903년 6월 사장 최강이 구속된 데 이어 1908년 8월 사장 이종일이 구속되었고, 1904년 10월 7일자 논설에 일본군 사상방해 및 치안방해의 내용을 실었다는 이유로 3주 동안 정간되는 등 여러 차례 필화를 겪었다.

창간 이듬해인 1899년 12월 11일 화재로 사옥이 불타버리자 1903년초 고종이 내탕금 2,000원과 광문사의 사옥 및 인쇄기계 등을 하사했다. 1907년 5월 17일에 대판으로 늘렸으나 무리한 확장으로 9월 20일 휴간되었고, 이어 유지들과 독자들이 돈을 내서 그해 10월 3일 속간했다. 1910년 6월 10일 다시 휴간, 재정난과 일제의 압력으로 그해 8월 2일 정식으로 폐간되었다.

당시 〈황성신문 皇城新聞〉이 지식층과 상류층을 대상으로 국한문혼용을 사용했던 것과는 달리 〈제국신문〉은 서민과 부녀자들을 대상으로 국민계몽을 내세우고 한글 전용을 고수했다. 신소설로 이인직의 〈혈의 누〉 하편과 이해조의 〈고목화 古木花〉·〈빈상설 ＆#39714；上雪〉등이 연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