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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노화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세포 기관 또는 개체에 나타나는 진행적인 변화를 말한다. 노화가 진행되면 골격근이나 세포조직의 무게는 감소되기 시작한다. 콜라겐 합성률은 성인기 이후 점점 감소하며, 노화가 진행되면서 비용해성 콜라겐이 증가한다. 이러한 콜라겐은 교차결합으로 인해 결정화되고 딱딱해져서 몸의 유연성이 감소한다. 세포나 조직은 재생되는 것과 재생되지 않는 것이 있다.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은 근육과 신경 등이며 재생이 되는 조직으로는 장의 상피, 혈액세포가 있다. 정상적인 피부는 수주가 지나야 재생되고 상처를 입게 되면 세포분열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상처 치료 속도는 급격히 감소한다. 노화의 두드러진 현상 중 하나는 가까운 물체와 멀리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개요
노화란 시간의 경과에 따라 세포 기관 또는 개체에 나타나는 진행적인 변화를 말하며 생명체가 살아 있는 동안은 계속 진행된다고 할 수 있다.
생명체의 유한성에 관여하는 모든 요인들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것이 노화과정을 연구하는 학문인 노인의학의 주요과제라 할 수 있다.
노화에 관한 생물학적 이론
노화의 다양한 양상을 설명하는 많은 이론이 있으나 어떤 이론도 노화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지는 못하고 있다.
유전학적 이론은 눈의 색깔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듯이 세포 혹은 생명체도 수명을 결정하는 유전자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비록 오래 사는 것이 가계적인 특성이라고 인정되고 있고 또한 선택적 교잡에 의해 쥐·생쥐·파리 등에서 수명이 짧은 개체가 생산될 수 있을지라도 유전적 요소 이외의 다른 인자가 노화의 기본적인 유전적 틀을 변화시킬 수 있다. 노화에 관한 또 다른 유전학적 이론은 효소와 같이 생명체에 중요한 단백질의 형성과정이 잘못되어 세포를 죽게 한다는 것이다.
DNA에서 RNA로, 그리고 크고 복잡한 효소분자의 합성으로 이르는 정보전달 메커니즘에 아주 작은 차이가 발생하게 되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효소분자가 생성된다. 이러한 이론은 아직 완전히 확립된 것이 아니며 연구중인 상태이다. 마지막으로 체세포 돌연변이 현상에 의해 노화를 설명하는 이론은 세포가 성장과 분열을 할 때 일부 아주 적은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고,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못하는 이러한 돌연변이성 세포가 점진적으로 축적됨으로써 노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노화현상을 설명하는 비유전학적 이론으로는 소모이론(wear-and-tear theory)·교차결합이론(crosslinking theory)·자가면역이론(autoimmune theory) 등이 있다. 소모이론은 세포나 동물도 기계와 마찬가지로 세월이 지나면 마모된다는 것이지만, 동물은 회복능력이 있으므로 이 이론은 생물계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교차결합이론은 섬유성 단백질인 콜라겐 분자들이 교차결합함으로써 힘줄·피부·혈관 등이 탄력성을 잃게 되며 생물학적으로 중요한 분자들, 특히 효소 등도 비슷한 교차결합을 하여 세포 내에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함으로써 노화가 일어난다는 것이다. 자가면역이론은 자기(self)와 비자기(non-self)를 구분하는 정상적인 면역체계가 손상됨으로써 노화가 진행된다는 이론으로서 실험적 증거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임상적 증거에 기초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이론은 노화를 세포변화나 분자적 변화에 기초해서 설명하고 있지만 실제로 노화는 개체의 전반적인 활동에 뚜렷하게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포유류의 노화
노화가 진행되면서 골격근이나 세포조직의 무게는 감소되기 시작하며 심한 노화상태에서는 청년기의 2/3까지 줄어든다.
그러나 체내 수분이나 지방의 축적으로 인하여 전체 몸무게는 오히려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세포외액은 태아기나 출생 이후의 성장기간 동안 점점 줄어들다가 성인기 동안은 나이에 따라 증가하며 피부를 포함한 모든 조직은 노화의 결과로 많은 양의 수분을 함유하게 된다. 기초대사의 감소로 체내의 열 발생은 줄어들지만 피부로의 혈액흐름이 감소되어 체온의 손실이 방지되므로 체온이 일정하게 유지된다.
콜라겐과 엘라스틴은 척추동물의 구조적 통합성을 유지시켜주는 단백질이며, 특히 비용해성인 콜라겐은 전체 단백질의 1/3을 차지하며 용해성인 트로포콜라겐으로부터 합성된다. 콜라겐 합성률은 성인기에 최고치를 나타내며 그 이후에는 점점 감소하며,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용해성 콜라겐에 비해 비용해성 콜라겐이 증가한다.
이러한 콜라겐은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교차결합으로 인해 결정화되고 딱딱해져서 전체적으로는 몸의 유연성이 감소한다. 혈관벽의 탄력성에 관여하는 분자인 엘라스틴은 노화에 따라 분자가 분절되어 혈관의 탄력성이 감소된다. 세포나 조직은 재생되는 것과 재생이 되지 않는 것이 있다. 재생이 되지 않는 조직의 대표적인 것이 근육과 신경이며 재생이 되는 조직으로는 장(腸)의 상피, 혈액세포가 있다.
신경조직 중에서도 신경섬유의 수를 셀 수 있는 말초신경은 노화 연구의 중요한 대상이 되고 있는데, 사람의 경우 척수신경의 앞뿌리와 뒤뿌리는 30세에 비해 90세에 20%가 감소하고 후각신경은 출생직후에 비해 90세에 2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대뇌피질에서 살아 있는 세포의 수가 현격히 감소하며, 쥐와 사람의 소뇌피질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나 그 이외의 뇌 부위에서는 노화에 따른 차이점이 뚜렷하지 않다.
그러나 이러한 뇌의 퇴화가 뇌 내부적인 요인 때문인지 또는 혈액의 흐름이 감소되는 등의 외부적인 요인으로 생긴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신경세포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신경세포에 영양물질을 공급해주는 신경교세포는 나이가 들어도 그 절대수가 줄어들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홍역에 걸린 후에도 홍역바이러스는 몸속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데 때때로 이 바이러스가 대뇌피질을 급속히 퇴화시키기도 한다.
사람에게서 노망이 나타나는 시기에 차이가 있는 것은 이러한 바이러스들 때문일 것이라고 추측된다. 재생조직의 노화는 분열세포 수의 감소와 세포분열 속도의 감소, 그리고 피드백에 대한 반응성의 감소 등으로 나타난다. 정상적인 피부는 수주가 지나야 재생되고 상처를 입게 되면 세포분열속도가 일시적으로 증가하지만 노화가 진행될수록 상처 치료속도는 급격히 감소한다.
노화현상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 중 하나는 가까운 물체와 멀리 있는 물체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는 것이다. 이것은 눈에 있는 섬모체근의 약화와 수정체의 굴곡성 감소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원인은 수정체의 상피세포가 계속 성장하여 수정체섬유로 분화되기 때문이다. 노년기에 빈혈이 자주 발병하거나 혈액손실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는 것은 혈구모세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노화는 조직이나 세포의 형태에도 많은 변화를 초래하는데, 조직이 어느 정도 위축되는 것은 보통이나 면역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가슴샘(흉선)의 수축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나며 골수나 피부에서는 세포조직이 지방조직이나 결합조직으로 대체된다.
신장에서는 네프론이 소실되며 췌장·갑상선 등의 분비세포의 수가 감소된다. 심장의 근육세포에는 리포푸신(lipofuscin)이라는 색소가 침착되는데 10세에는 전연 검출되지 않으나 90세 정도가 되면 세포용적의 3%로 증가한다.
분자 및 세포수준에서의 노화
효소나 수축성단백질은 노화가 진행되는 1차적인 부위는 아닌 것으로 생각된다.
한 개체의 발생이나 기능에 근본적인 역할을 하는 DNA가 노화로 인한 1차적 피해를 받는 부위일 가능성이 있으며, 따라서 DNA에서의 돌연변이가 축적된 결과로 노화가 일어난다는 체세포 돌연변이론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염색체수가 정상보다 많거나 적은 이수성(aneuploidy)의 염색체를 가진 세포의 빈도가 여성의 경우 10세에 3%에서 70세에 10~13%로 증가한다.
DNA는 2개의 나선이 꼬여 있는 이중나선구조로 되어 있으며 한쪽 나선이 손상을 입거나 끊어져도 효소에 의한 회복작용으로 원상으로 복귀된다. 따라서 돌연변이율은 DNA의 손상이 많고 적은 데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손상을 입은 DNA의 회복능력이 주요한 변수가 된다. 이러한 사실은 돌연변이율이 높은 개체가 수명이 짧은 이유를 설명해줄 수도 있으나, 돌연변이율의 감소가 노화를 지연시키는지는 더 규명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DNA에 의한 유전적인 정보체계 이외의 또다른 중요한 분자정보체계는 면역계이다. 특히 흉선의존성 면역계에서는 노화에 따라 자가면역반응, 즉 정상적인 자기 자신의 조직을 외부물질로 인식하여 항체로 파괴시키는 양상이 일어나게 된다. 노화가 진행됨에 따라 심리학적·신경생리학적 능력이 감퇴되는 이유는 신경세포의 손실 때문일 수도 있으나 살아 있는 신경세포의 대사과정 결핍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친다.
암순응(暗順應) 능력의 감퇴나 정신기능의 저하는 산소흡입으로 호전될 수 있다.
노화의 내부요인과 외부요인
전리방사선 때문에 수명이 단축되는 것은 생쥐·흰쥐·햄스터쥐류·개 등의 실험연구로 확인되었다(급성방사선증후군). 즉 이러한 연구는 방사선에 노출된 실험군과 노출되지 않은 대조군을 비교함으로써 시행되었는데, 방사선에 노출된 실험동물은 조기에 노화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면서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라듐이나 나트륨 등 방사선동위원소에서 나오는 체내의 자연방사선이나 지구나 우주선으로부터 나오는 자연방사선은 사람에게도 노화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감염성 질환의 발병률이 높고 영양상태가 좋지 못한 열악한 환경에서 생활한 집단이 좋은 환경에서 자란 집단보다 사망률이 높다는 것은 알려져 있으나 노화의 속도가 빠르다는 증거는 없다.
흰쥐의 경우, 음식물의 칼로리를 제한하여 사육한 쥐가 오히려 마음껏 음식물을 섭취한 쥐보다 오래 살았고 암의 발병률도 낮았다. 특히 성적으로 성숙하지 못할 정도의 소량의 음식물이나 표준체중 이하의 체중을 유지할 정도만의 음식물을 제공했을 경우에 최대수명률을 보였다. 대사작용의 결과로 생성된 강력한 산화제는 반응성이 매우 높은 화학물질이나,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대부분의 반응은 밀폐된 세포 내의 소기관에서 일어나고 또한 생성된 산화제를 중화시켜주는 효소인 퍼록시다아제가 있으므로 노화에는 큰 영향을 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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