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1909년 3월 〈서북학회월보 西北學會月報〉 제1권 제10호에 실렸다.

그는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처럼 유교계에서도 대담하고 열정적으로 종교개혁을 단행하여 우리나라와 동양의 신문명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자들은 구신을 변혁이라 생각하여 두려워하지만, 폐단이 쌓이게 되면 마땅히 개혁해야 하는 것이라 했다. 그가 유교구신의 바탕으로 삼은 것은 맹자의 민위중지설·성선설과 왕수인(王守仁)의 양명학이었다. 그는 이 2가지가 양명학으로 합해진다고 보았다. 무엇보다도 양명학에서 맹자의 성선설을 가장 잘 발전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양명학을 기초로 유교를 구신하려고 하는 이유로 4가지를 들었다. 첫째, 주자학은 지리한 반면 양명학은 간이직절하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학술은 복잡하게 발전하는 시대로 유한한 시간을 적절히 쓰기 위해서는 간명한 양명학이 시대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둘째, 조선은 오랫동안 주자학 일변도로 흘러왔으므로 활발함이 부족하고 고루해졌다. 따라서 이를 변화시켜 새롭게 하는 데 양명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셋째, 여러 가지 복잡한 학설이 나와 사람들이 갈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으므로 양명학으로 민중의 뜻을 하나로 모으자고 했다. 넷째, 오늘날의 학문은 모두 물질문명을 극단화하는 것으로 도덕을 밝히는 학문인 양명학에 의거해 세계평화와 인도주의를 지키자는 것이다.

이와 같이 박은식이 양명학으로써 유교를 구신하려고 한 데는 학문적인 목표와 더불어 유교의 문화적 전통을 국권회복이라는 당시의 민족적 과제 해결에 동원하려는 실천적 문제의식이 깔려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