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그리스 정교회의 가장 탁월한 지도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1572년 대중들의 지지를 받으며 총대주교로 선출된 뒤, 곧바로 성직자를 훈련시키고 성직매매(교회의 직분을 사고 파는 일)를 고발하면서 개혁을 일으켰다. 이같은 그의 열정은 주교회의인 성의회(Holy Synod)를 자극함으로써 1579년 그는 파면당했다. 9개월 후 공식적인 요청을 받고 다시 총대주교가 되었으나 1584년 또다시 파면당했다. 그러나 2년 후 그의 대중적 인기로 인해 오스만 술탄의 호의를 입어 총대주교로 복권되어 죽을 때까지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새로운 총대주교구(투르크는 총대주교 교회를 이슬람교사원으로 바꾸었음)를 위한 기금을 모으기 위해 예레미아스는 폴란드와 러시아를 방문했는데, 이 첫 여행은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로 재임하던 중에 이루어졌다. 폴란드 사람들의 세력이 우세한 우크라이나에서 라틴 가톨릭 교회와 동방 귀일교회의 압력에 대항하고 있던 동방정교회를 그의 권위로 지원해주었다. 1589년 모스크바에서 모스크바 부주교 욥을 러시아의 첫 총대주교로 축성했다. 많은 일을 하고 돌아온 후 주교회의(1593)를 개최했는데, 이 주교회의는 모스크바 총대주교구의 설립을 승인하고 콘스탄티노플에 총대주교 아카데미를 설립해 정교회의 학문 중심지로 이용하고 성직자의 교육수준을 높이기도 했다.

1572~81년에 예레미아스는 독일의 루터교 신학자들과 교류했는데, 이들은 1530년의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에 포함된 루터교 신앙 조항들에 대한 정교회의 지지를 요청했다. 예레미아스는 루터교 신조의 몇몇 조항에 대해서는 동의했으나 은총과 성례전에 대해서는 반대했다. 루터교와 정교회의 이 대화 내용은 1584년 독일의 비텐베르크에서 〈뷔르템베르크 신학자들과 콘스탄티노플 총대주교 성하 예레미아스의 활동과 저술 Acta et Scripta Theologorum Wirtembergensium et Patriarchae Constantinopolitani, D. Hieremiae〉로 발표되었다.

서방교회에 반감을 가졌던 예레미아스는 심지어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가 1582년 3월에 만든 새로운 방식의 날짜 산정법인 그레고리력까지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