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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의 집합체를 어휘라 일컬음으로 결국 어휘론은 단어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어휘론의 연구영역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어를 정의하는 일이 필요하다. 단어는 '단일한 의미를 가지는 음 결합체'라는 모호한 정의 외에도 잠재적 휴지, 비분리성, 음운론적 기준 등이 논의된 바 있으며, 미국의 언어학자 블룸필드는 '최소자립형'(minimal free form)이라고 정의한 바 있다. 그러나 많은 언어학자들의 관심에도 불구하고 아직 만족할 만한 단어의 정의는 내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지금까지의 어휘론에서 연구 주제를 살펴보면 학교문법에서 단어로 간주하는 조사(助詞)는 연구영역에서 제외되고 명백히 통사론적 구성을 보이는 속담(俗談)의 연구는 어휘론의 영역으로 간주되고 있다.

어휘론은 크게 세 분야로 나누어진다.

① 어휘자료론은 어휘를 수집하고, 수집된 어휘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작업에 중심을 두는 분야이다.

한 언어에는 최소한 수만 개가 넘는 단어가 있으며, 각각의 단어는 역사를 가지고 있다. 단어는 그 단어를 필요로 하는 다양한 언어적 요구가 있어야 비로소 한 언어에서 사용되기 시작하며 어느 정도 사회적 공인을 얻으면서 비로소 생명력을 얻게 된다. 다른 단어와 때로는 공존하고, 때로는 생존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자신의 영역을 확대해가거나 축소해간다.

그러므로 어휘론의 연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먼저 수만이 넘는 단어의 총목록을 작성하고 각각의 단어의 존재 양상을 밝히는 작업이 필요한데, 어휘자료론이 담당해야 할 과제이다. 어휘의 수집과 정리는 전체 어휘를 대상으로 하여 진행되기도 하지만, 외래어·방언·은어·고어 등 제한된 범위의 어휘의 대상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문헌의 조사를 통하여 단어의 존재를 확인하고 변천과정을 확인하는 작업도 어휘자료론의 빼놓을 수 없는 과제이다. 어휘의 수집과 정리를 다루기 때문에 사전학 또는 사전편찬학과도 밀접한 관련을 가지는 분야이다.

② 어휘의미론은 어휘의 의미에 관련된 문제를 규명하는 분야이다. 어휘 의미의 변화 원인, 과정, 결과의 문제가 다루어지고, 유의어(類意語)·반의어(反意語)·다의어(多意語)·동음어(同音語)·하의어(下意語) 등 어휘의 공존 양상이 다루어진다.

이러한 문제는 의미론에서도 다루어지는데, 종래 어휘론과 의미론의 구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③ 어휘형성론은 새로운 어휘의 생성에 관련된 문제를 규명하는 분야이다. 어휘형성의 주요기제가 되는 복합법·파생법을 비롯하여 새로운 말의 형성방법이 다루어지고 새로운 말의 등장원인·정착요인 등이 다루어진다.

종래 이 분야의 연구는 조어법(造語法)이라 하여 형태론(形態論)에서 논의가 이루어졌는데 기술언어학에서 발달한 형태분석과 그에 대한 정태적 해석 위주로 연구가 진행되었다.

최근의 생성형태론(生成形態論)에서는 기존 단어의 분석보다는 새로운 단어를 생성하는 화자의 능력을 규칙화하는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단어에 대한 관심은 고대에서부터 있어 왔기 때문에 어휘론의 연원은 오래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독자적인 삶을 살아가는 수만 개의 단어를 대상으로 연구가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음운론·문법론에 비해 상대적으로 이론적 체계화에 어려움이 따르며 그런 만큼 덜 발달된 분야이다.

최근에 들어 언어학에서는 단어라는 개념의 중요성이 새롭게 부각되면서 어휘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언어학계의 이런 흐름 외에도 어휘의 수집과 정리에 관심을 쏟기 시작하면서 어휘론이 각광을 받고 있다.→ 언어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