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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지의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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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조선 전기의 문신·학자.

양성지는 정주학자(程朱學者)이면서도 성리철학(性理哲學)만이 아니라 실용을 중요시하며, 국력배양과 민생안정을 중요시하는 학문태도를 가졌다.

26세에 관계에 투신하여 68세로 생애를 마칠 때까지 세종에서 성조에 이르는 6명의 국왕을 보필해 40여 년간 관직에 있으면서 330여 조의 상주문(上奏文)을 올렸다. 이 상주문에서 그는 경학·사학·문학·병학·지리·의학·음악·농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폭넓은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 사학(史學)은 그가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인 분야였다.

단군 이래의 민족사 정립과 교육을 강조해 문과시험에 중국사와 더불어 〈삼국사기〉·〈고려사〉 등을 부과할 것과, 국왕의 경연(經筵)에서 국사를 강의할 것을 여러 번 진언했다. 그는 요수(遼水)의 동쪽이 우리 강역의 일부임을 주장하고 이를 수복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이러한 그의 자주적인 국사인식은 중국에 대한 사대(事大)와 관련된 주장에서도 나타난다.

그는 우리나라가 단군이라는 독자적인 민족시조를 가지고 있고, 단군 이래 역사적으로 정치적 자치를 유지해왔으며, 문화적으로도 기자(箕子) 이후 중국과 대등한 수준으로 발전되어 군자의 나라라는 명칭을 들었으며, 언어·의관·풍속 등도 중국과 다르다고 했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중국의 제후국(諸侯國)이기는 하지만 천자의 직접통치를 받는 기내(畿內)의 제후가 아니라 정치적 자유와 독자적인 역사와 문화를 가진 민족국가로서의 제후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중국에 대한 사대는 힘의 강약에서 오는 불가피한 현상이지만 그 방법과 자세는 엄격한 한계가 있어야 한다고 믿었다. 즉 사대는 국가의 자주성과 독립성을 지키고, 국리민복에 지장을 주지 않는 한도 내에서 실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대외교는 첫째, 사신 파견의 횟수를 종전의 1/3로 줄여서 국가의 경비를 절감하고 중국으로부터 천시받지 않도록 할 것, 둘째, 명사(明使)에 대한 지나친 우대를 반성하고 진상품의 액수를 줄이며 금·은·주옥 등 희귀품의 진헌을 거부할 것, 셋째, 국왕의 생신일을 천자와 마찬가지로 절일(節日)로 승격하며 역대의 선조에 존호를 가상하고, 천자가 행하는 제천례(祭天禮)를 행할 것을 주장했다.

나아가 중국과 마찬가지로 번부악(藩部樂)을 설치하여 우리의 번방(藩邦)에 해당하는 일본과 여진의 음악을 채용할 것을 주장했다. 〈고려사〉 편찬에서도 고려시대의 독자적인 연호나 묘호(廟號)를 참칭(讒稱)이라 해 바꿀 필요가 없으며 국가도서(國家圖書)에 독자적인 연호를 제정하여 기재할 것 등을 주장했다. 요컨대 양성지의 사대론은 중국과 우리나라를 거의 동등한 위치에 정립시키려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자주적인 사상은 부국강병을 위한 현실적인 대책과 연결되어 있다.

그는 무묘(武廟)를 세워 무풍(武風)을 장려하고 무신을 문신과 똑같이 우대하며, 강병을 육성하는 여러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군정십책 軍政十策〉·〈비변십책 備邊十策〉 등을 통해 군호(軍戶)의 정확한 파악과 이를 위한 호적의 정비, 군병에 대한 우대, 정병주의(精兵主義) 원칙 등을 주장해 세조의 보법실시를 반대하기도 했다. 또 국부(國富)의 증진과 유민의 정착을 위해 개간을 장려하고 해변이나 강 등에 방축을 쌓아 수전(水田)을 확보해 이들을 모아 정착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밖에도 각 도·군·현에 의료기관을 설치해 병든 백성을 구제하고, 사창제(社倉制) 실시를 반대하고 의창(義倉)을 설치하자는 주장을 하는 등 민의 생활과 직접 관련된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러한 주장들은 지나치게 이상에 치우친 것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 조선 왕조의 지배체제를 보다 공고히 하기 위한 부국강병책(富國强兵策)으로 제기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저서로는 〈눌재집〉·〈유선서 諭善書〉·〈시정기 時政記〉·〈삼강사략 三綱事略〉 등이 있고, 편저로는 〈동문선 東文選〉·〈의방유취 醫方類聚〉·〈농잠서 農蠶書〉·〈축목서 畜牧書〉·〈손자주해 孫子注解〉·〈동국도경 東國圖經〉 등이 있다. 시호는 문양(文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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