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특징은 순환계에 적혈구의 결핍이 생기거나 때로는 백혈구와 혈소판의 결핍, 골수에서 적혈구의 파괴가 가속되면서 생기는 황달, 위산의 부족(위액결핍증), 진행성위장관장애 및 진행성신경장애 등을 일으킨다.

악성빈혈은 비타민 B₁₂ 결핍증에 의해 대개 내성인자의 생산부족으로 생기는데, 이 물질은 위벽세포에서 만들어지고 음식물로부터 비타민 B₁₂를 흡수하는 데 필수적이다(→ 벽측세포). 비타민 B₁₂가 부족하면 비정상적인 디옥시리보핵산(DNA)을 생산한다.

골수에서는 적혈구의 생성이 비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데, 핵은 성숙되지 않으나 주위의 세포질은 정상적으로 성숙되어 결국에는 비대해지고 헤모글로빈을 다량 함유하게 된다. 거대적아구라고 불리는 이 세포들은 대부분 순환계로 방출되지 않고 골수에서 파괴된다. 일부 거대적아구는 성숙해서 대적혈구(macrocyte)가 되는데, 이것은 순환계로 들어가지만 비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수명도 짧다. 백혈구감소증(leukopenia)·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도 생긴다.

악성빈혈은 위암이나 위절제로 인해 생기기도 하지만, 악성빈혈의 가장 흔한 원인은 위기저부분의 벽세포가 위축되는 것이다. 그 이유는 자가면역 메커니즘에 의한 것으로 추측되지만 확실히 알려져 있지 않다. 대부분의 환자는 위벽세포에 대한 항체를 보유하며 50％ 이상이 내성인자에 대한 항체를 나타낸다. 후자의 경우 항체는 아마도 내성인자의 분자와 결합함으로써, 내성인자가 비타민 B₁₂와 결합하여 비타민 B₁₂가 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방해한다.

악성빈혈은 남성과 여성에게 비슷하게 나타나고 35세 이하에서는 드물며, A형의 혈액형으로 파란 눈을 가지고 골격이 건장하며 피부가 약한 북유럽인들에게 흔하다. 증상이나 징후로는 밀랍 같은 창백함, 피로, 허약, 숨가쁨, 황달, 매끄럽고 반짝이는 혀, 위액성분의 부족과 손발가락의 감각상실·경직·협조불능·무관심·신경과민과 같은 진행성신경장애 등이 있다. 비타민 B₁₂를 주사해 투여하면 빈혈은 빨리 호전되지만 신경 손상이 완전하게 회복되는 일은 거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