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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태생의 미국의 소설가·언론인. 이사벨 아옌데는 칠레에서 젊은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1973년 칠레 군사 쿠데타 과정에서 아옌데의 삼촌인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이 암살당하자 아옌데는 남편 미겔 프리아스와 함께 딸 파울라, 아들 니콜라스를 데리고 베네수엘라로 탈출해, 여러 해 동안 그곳에서 망명생활을 보냈다. 외할아버지가 병에 걸려 임종이 가까웠다는 진단을 받을 무렵, 아옌데는 남편과 이혼했다.

이사벨 아옌데의 첫번째 소설 〈영혼의 집〉은 그녀의 가족사를 변형시킨 것으로 이혼의 상처와 외할아버지에 대한 깊은 존경심이 드러나 있으며, 뒤에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1987년에 미국으로 이주한 뒤, 아옌데는 재혼한 남편 윌리엄 고든과 함께 샌프란시스코 근교에 거처를 정했다. 변호사인 고든은 아옌데의 소설을 읽고 그녀를 사랑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아옌데는 성장해서 깊은 관심을 갖게 된 미국 및 2번째 남편과 실질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것이 4번째 소설인 〈무한한 계획 El plan infinito〉(1991)을 쓸 무렵이었다고 밝혔다. 아옌데의 다른 작품으로는 〈사랑과 그림자에 관하여 De amor y de sombra〉(1984), 〈에바 루나 Eva Luna〉(1987), 단편집 〈에바 루나의 이야기 Cuentos de Eva Luna〉가 있다.

이사벨 아옌데의 첫번째 논픽션 작품인 〈파울라 Paula〉(1994)는 딸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기술되었는데 딸 파울라는 포르피린증(유전성 혈액병)으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1992년 세상을 떠났다. 딸이 몸져 누워 있는 동안 아옌데는 날마다 딸에게 글을 쓰는 것에서 위안을 찾았는데, 그 내용은 주로 먼 옛날부터 여성이 물려받은 유산인 '인고'(忍苦)에 관한 것이었다.

비평가들의 찬사와 대중적인 인기를 함께 얻은 〈영혼의 집 La casa de los espiritus〉(1982)을 비롯해 4편의 장편소설을 쓴 이사벨 아옌데는 주로 환상적이고 신화적인 요소를 사실주의적 소설 속에 짜넣는 마술적 리얼리즘 스타일의 글을 썼다. 아옌데의 대표작들은 20세기말 문학 가운데 가장 영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