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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

총육지면적의 2/3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투투일라는 아메리칸사모아에서 가장 큰 섬이며, 서(西)사모아의 우폴루 섬에서 약 33km 지점에 있는 군도의 최서단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투투일라 섬 동쪽 약 97km에 위치한 마누아 제도의 육지면적은 이 지역에서 2번째로 크다. 마누아 제도의 세 섬들 중에서 타우 섬이 가장 크며, 나머지 섬들은 대체로 작은 편이다.

이중에서 아우누 섬은 투투일라 섬 동남단 앞바다에 위치하며, 로즈 섬은 투투일라 섬의 동쪽 400km 위치에 있는 무인환초이다. 스웨인스 섬은 투투일라 서북쪽 450km 지점에 있으며, 개인 소유의 환초이다. 스웨인스·로즈 환초를 제외한 다른 섬들은 모두 바위섬들로 사화산의 잔재로 이루어져 있다.

중앙산맥이 투투일라 섬과 마누아 제도의 주요지형을 형성하고 있다. 투투일라의 최고봉은 마타파오 산(653m)이지만, 자주 구름으로 덮여서 '비의 창조자'로 알려진 피오아 산(563m)이 가장 유명하다. 모양이 원추형으로 생긴 타우 섬에는 이 지역 내에서 가장 높은 라타 산(966m)이 있고, 스웨인스 섬은 해발 6m 이내로 가장 낮은 섬이다.

아메리칸사모아의 섬들은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는 것이 특징이며, 산호초가 울타리가 되어 초호(礁湖)를 형성하고 있는 섬들도 있다. 대부분의 지역에서는 산맥과 산호초가 해안평야의 폭을 제한하는 경향이 있다. 이 섬들에 있는 냇물은 대부분 바다까지 흘러가지 못하고 다공성의 현무암 층으로 스며든다. 열대성기후는 해양무역풍과 잦은 강우로 인해 많이 완화된다.

파고파고의 연간강우량은 5,080㎜이며, 강우량의 대부분은 11∼3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내린다. 평균기온은 21∼32℃로 분포하며, 습도는 높은 편이다. 육지면적의 약 70%가 키 큰 양치류 및 베링토니아아시아티카, 판다누스, 풍성한 야자나무 등과 같은 교목 숲으로 이루어져 있다. 동물로는 폴리네시아산 쥐, 과일 박쥐, 멧돼지가 있으나 그 수는 그리 많지 않다. 그밖에 앵무새, 비둘기, 들오리, 사모아 특유의 큰부리비둘기 등을 포함한 30종 이상의 조류가 관찰되고 있다.

국민과 경제

국민

주민은 사모아인이나 혼혈 사모아인이 인구의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어 동질성이 많은 편이다. 사모아인들은 하와이·타히티·뉴질랜드 원주민들과 거의 흡사한 폴리네시아인이다.

사모아어는 오스트로네시아(말라요폴리네시아)어족에 속하며, 대다수의 아메리칸사모아인들은 영어도 구사한다. 사모아 주민들은 미국 국적을 갖지만 미국 시민은 아니다. 전통적인 종교는 근본적으로 사라져버렸다. 이 지역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조합교회 신자들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로마 가톨릭 또는 감리교 신도들이다.

총인구의 약 95%가 투투일라 섬에 집중되어 있고 그 인구의 과반수 이상이 최대거주지 파고파고가 있는 섬의 동부지역에 거주한다. 나머지 인구는 거의 전부가 마누아 섬에 살며, 그외 소수가 스웨인스 섬에서 살고 있다. 20세기 중반 이래로 아메리칸사모아의 출생률은 점차 줄어들고 있으나 사망률은 극히 안정적이다. 이민은 1951년 이전에는 인접한 서사모아와의 사이에서 주로 이루어졌으나, 그 이후로는 수천 명의 사모아인들이 하와이나 미국 본토 등지로 이주하고 있다. 2018년 추계인구는 5만 5,679명이고, 전체 인구의 88%가 도시지역에 거주하고 있다.

경제

주산업은 어업과 관광업이지만, 최대의 고용기관은 미국 관청이다. 이 지역의 1인당 국민소득은 그 증가율이 인구증가 속도에 미치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태평양 군도 중에서 최고 수준에 속한다. 어획한 수산물은 미국인 소유의 공장들에서 가공되어 통조림이 되어 나온다. 참치통조림이 수출소득의 거의 전부를 차지하며, 참치 수출이야말로 오랫동안 이 지역이 수출초과 무역을 유지할 수 있었던 주된 요인이었다.

전체 지면의 약 1/5만이 경작 가능한 땅이며, 가경지 가운데 약 절반이 항상 경작되고 있다. 농산물은 주로 내수용이다. 주요농작물로는 코코넛·타로토란·마·바나나·파파야·파인애플·빵나무 등이 있으며, 그밖의 많은 식료품은 수입하고 있다. 지방의 상업은 섬 주민들의 수요와 관광무역에 부응한다.

파고파고는 중앙 태평양상에 있는 여객기의 주요 중간기착지이다. 아메리칸사모아 정부는 노동력의 2/5 이상을 고용함으로써 주요한 경제적 기여를 하고 있다. 정부는 내국세와 미국 내무부로부터 지원되는 자금으로 재정을 충당하며 미국 정부로부터 특수한 목적의 원조도 받고 있다. 미국으로부터 대부분을 수입하며 주요수입품은 식료품, 기계류와 부품, 석유제품, 의류 등이다. 투투일라에는 포장·비포장을 막론한 도로의 대부분이 몰려 있으며 파고파고국제공항도 있다. 그밖에 소규모 공항이 타우·오푸 섬에 있다.

정치와 사회

아메리칸사모아의 정부구조는 미국과 흡사하다. 행정부는 민선 지사가 수반이 되는데, 1977년까지는 미국의 내무부에서 임명했다. 입법부인 포노는 상원과 하원으로 구성된다. 상원은 전통적인 사모아의 관례에 따라 추장회의에서 선출되는 18명으로 구성된다. 하원은 주민투표로 선출되는 21명의 의원으로 구성되는데, 이중에서 1명은 스웨인스 섬에서 선출되는 투표권이 없는 의원이다.

사법부는 고등법원과 지방법원으로 구성되는데, 지방법원에서는 경범죄, 민사소송, 사소한 배상청구사건, 교통위반 등을 취급한다. 교육제도는 초등학교 8년제와 고등학교 4년제인 미국 제도를 그대로 따르고 있다. 이곳의 지역사회대학에서는 포괄적인 직업훈련을 하며, 대학교육은 하와이나 미국 본토에서 받는다.

1972년에 정부는 정부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위한 사회보장제도를 실시했으며, 수산업계에서도 그 선례를 따랐다. 최대의 종합병원은 린든 B. 존슨 열대의료 센터로, 결핵·나병·산부인과 병동을 갖추고 있으며 모든 섬에 진료소가 설치되어 있다.

역사

고고학적 증거에 의하면, 폴리네시아인들이 지금의 아메리칸사모아 제도에 2,500년 전에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서유럽인들이 방문하고 탐험하기 전까지 투투일라 섬은 우폴루 섬(지금의 서사모아의 일부)의 부속지역이었으며, 마누아 제도는 강력한 추장이 통치했다.

네덜란드의 항해가인 야코프 로헤벤이 1722년에 마누아 제도를 발견하고 섬사람들과 접촉했다. 1768년 프랑스의 탐험가들이 이곳에 왔고, 1787년에 프랑스 원정대원 11명이 학살당했다. 이 사건 이후 40년 동안 서유럽 탐험가들은 이 제도를 기피했으며, 그동안 이 제도는 탈주 선원과 유형수들의 피난처가 되었다. 그후 1830년대에 런던 선교회 소속의 첫번째 선교사들이 들어온 뒤 투투일라와 마누아 제도가 차례로 전도됨에 따라 보다 많은 그리스도교 선교사들이 들어왔다.

1872년 1월에 미국은 파고파고에 해군기지설치권을 확보하는 조약을 사모아 왕국과 체결했다. 1889년에 미국·영국·독일이 사모아의 중립에 합의하고, 이 제도를 3국 공동보호령으로 삼았다. 1899년의 대표자회의에서 서경 171°이내의 동쪽 섬들에 대한 미국의 최우선권을 인정했고, 서쪽 섬들에 대해서는 독일에 최우선권을 인정했다.

고위 추장들의 연서로 동부 군도는 1904년 미국에 양도되었으나, 1929년에 가서야 비로소 미국 의회의 승인을 받았다(스웨인스 섬은 1925년에 영국에서 미국으로 양도되었다). 이 섬들은 미국 해군이 법적으로 관할했으며, 이 섬들의 행정부는 1951년에 미국의 내무부로 이관되었다. 1960년에 아메리칸사모아의 제헌의회가 이 지역 최초의 헌법을 승인했고, 1978년에 이 지역의 첫 민선 지사가 업무를 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