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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트의 실증주의에서 가장 기본적인 주장은 이른바 지성 발달의 3단계 법칙이다. 콩트에 따르면 인류의 전역사와 개인의 성장사에서 사유 형태의 진화는 매우 비슷하다. 첫째, 신학적 단계에서 자연현상은 초자연적 힘 또는 신적 힘의 산물로 설명된다(→ 자연철학). 콩트는 이 단계가 모든 것을 인간과 유비하는 데 기초한 의인화 단계라고 비판했다.
둘째, 형이상학적 단계는 탈의인화했을 뿐 여전히 신학적 단계이다. 이 단계에서 자연현상은 비인간적 힘, 신비한 성질, 생명력, 엔텔레키아(entéléchie) 등에 의해 일어난다고 설명된다. 콩트는 이 단계도 진정한 설명을 제공할 수 없으며 궁극적 실재, 제일원인, 절대적 출발점 등에 관한 물음에 대해 결코 대답할 수 없는 것으로 선언해버린다고 비판했다. 셋째, 과학적 단계 또는 '실증적' 단계는 실증적 사실만을 중요시한다(→ 과학철학). 과학과 지식의 과제는 자연과 사회의 사실·규칙 등을 연구하고 이 규칙을 기술적 법칙으로 정식화하는 것이다. 이 단계에서 자연현상은 일반법칙에 포섭됨으로써 설명된다. 콩트에 따르면 인류의 사유는 신학적 단계와 형이상학적 단계의 사이비과학적 설명을 포기하고 과학적 방법을 철저히 견지해야 완전히 성숙할 수 있다.
한편 콩트는 6개의 기초 순수과학을 피라미드 계층구조로 분류하여 뒷날 논리실증주의가 각 층의 과학을 그 아래층의 과학으로 '환원'할 길을 열었다. 콩트는 다른 어떤 과학도 전제하지 않는 수학을 가장 아래층에 놓고 그 위층들에는 각 층의 과학이 그 아래층의 과학에 의존·이용하도록 배치했다. 그리하여 이 계층구조 속에 수학·물리학·화학·생물학(생리학도 포함)·사회학 등을 차례로 놓았다.
이 과학체계에서는 심리학이 빠져 있는데, 콩트는 심리학이 한편으로는 생물학(특히 뇌신경생리학)의 한 분야,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학의 한 분야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또 사회학의 '아버지'로서 사회과학도 물리학이나 화학처럼 관찰에서 시작해 일반법칙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콩트는 이와 같이 객관적 관찰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20세기 행동주의의 방법론에 매우 가까이 다가갔다. 19세기 영국의 철학자·논리학자·경제학자인 존 스튜어트 밀은 콩트와 의견이 다소 다르지만 당대의 뛰어난 실증주의자였다. 〈논리학 체계 System of Logic〉(1843)에서 인식과 과학적 추론에 관해 철저한 경험론적 이론을 주장했으며, 수학과 논리학도 경험과학으로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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