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신라 특유의 무덤구조인 돌무지덧널무덤이 만들어진 시기이다.
경주분지 내 해발 35~50m 사이의 평지에 분포한다. 경주 시가지의 남쪽 일대, 황남동·황오동·인왕동·교동·노서동·노동동이 주요분포지역이며 경주시 금척리와 경주 남천(南川) 이남의 오릉(五陵) 일대에도 고분군이 형성되어 있다. 평지에 축조되는 것이 보편적이지만 제2기말에는 평지를 벗어나 보문동의 산록에도 일부 축조되었다. 1906년부터 조사되기 시작했으나 1911년 우연히 발견된 금관총(金冠塚)에서 금관을 비롯한 많은 유물이 수습되자 이후 일제의 조선총독부 주관하에 대규모 발굴이 있었다.
해방 후 파괴되어가던 고분을 중심으로 조사되었으며, 1973년 고분공원인 대릉원(大陵苑) 조성시 황남동고분군을 중심으로 대규모 발굴조사가 있었다.
지금까지 발굴조사된 돌무지덧널무덤의 일반적인 구조는 지하 또는 지상에 매장시설인 나무덧널을 설치하고 그 속에 널과 껴묻거리를 넣은 후, 냇돌로 원형의 돌무지를 쌓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은 원형의 봉토로 되어 있다. 봉토외곽에는 봉토의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막고 무덤의 범위를 나타내기 위해 무덤둘레돌[護石]이 둘러싸여 있다.
무덤에 따라서는 덧널 하나에 널과 껴묻거리가 함께 있는 것(單槨式), 으뜸덧널과 딸린덧널을 각각 따로 만들어 으뜸덧널에는 널과 껴묻거리를 넣고 딸린덧널은 부장곽(副葬槨)으로 사용한 것(複槨式·兩槨式·雙槨式), 3개 이상의 덧널이 한 봉토 내에 있는 것(多槨式)이 있다. 이러한 무덤구조는 한 덧널 속에 한 번만 장사를 지낼 수 있으므로 합장(合葬)이나 그외의 추가장(追加葬)을 위해서는 봉토의 일부를 제거하고 그 옆에 붙여 다시 무덤을 만들어 봉토외형이 쌍무덤 형태를 이루게 하거나 한 봉토 내에 돌무지가 이중으로 겹치는, 즉 먼저 만든 무덤을 파괴하고 들어서게 되어 있다.
돌무지는 대형고분에서는 덧널 위에까지 덮여 있으며 중형고분에서는 덧널 주위에만 쌓은 경우도 있다. 초대형고분의 봉토는 지름이 80m, 높이가 20m에 달하나 주로 지름이 50m 내외인 대형고분과 10m 내외인 중형고분이 많다. 출토유물은 무덤구조의 특이성 때문에 쉽게 도굴할 수 없어 매장당시의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왕릉급 고분으로 추정되는 금관총·서봉총(瑞鳳塚)·천마총(天馬塚)·황남대총북분(皇南大塚北墳)에서는 금관을 비롯한 각종 금은장신구·유리그릇·금은장환두대도(金銀裝環頭大刀) 등의 무기류·갑옷·마구류·칠기·토기 등이 많이 출토된다.
그밖의 고분에서도 금동관(金銅冠)·금은장신구·무기류·토기 등의 유물이 출토된다. 출토유물로 보아 돌무지덧널무덤은 왕·왕족·귀족계급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초대형 및 대형 돌무지덧널무덤들 사이에는 돌덧널무덤[石槨墓]과 독무덤[甕棺墓]이 밀집되어 분포하는데 그 수는 훨씬 많다. 이들 고분은 크기나 출토유물에서 돌무지덧널무덤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일반민들의 무덤으로 보인다.
돌무지덧널무덤의 구조상 계통은 갑작스런 등장으로 인해 추정하기 곤란하나 원삼국시대 덧널무덤이 발전해서 거대화된 형태로 볼 수 있으며, 이는 영남지방 각지에서 돌무지덧널무덤과 동시에 등장하는 고총(高塚)의 봉토무덤 축조와 연결된 현상이다. 그러나 출토유물 중 고구려에서 만들어진 호우총(壺杆塚)의 "乙卯年國崗上廣開土地好太王壺杆十"이라는 명문이 있는 청동합(靑銅盒), 서봉총의 "延壽元年辛卯"라는 명문이 있는 은제합(銀製盒), 고구려 계통의 기마전술용 마구류를 통해볼 때 고구려 돌무지무덤과의 관계도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돌무지덧널무덤의 등장은 원삼국시대 덧널무덤의 전통과 고구려 돌무지무덤의 영향 아래 신라의 마립간시대 왕권을 반영하는 고총고분(高塚古墳)의 축조가 맞물려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돌무지덧널무덤이 축조된 시기는 신라가 내부적으로 국가형태를 완비하고 왕권을 확립해가던 4세기 후반에서 6세기 중반까지이며, 역사적으로는 신라 마립간시대에서 동양적 왕권국가가 완비된 중고기(中古期)의 전기까지에 해당된다. 이 시기의 경주지역과 유사한 유물이 출토되는 주변지역의 고분은 변형 돌무지덧널무덤, 구덩식 돌방무덤, 돌널무덤, 독무덤이 있다.
변형 돌무지돌널무덤은 신라의 영토확장과 직접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이며 경주시 안계리고분(安溪里古墳), 삼척 갈야산고분(葛夜山古墳), 창녕 교동고분(校洞古墳), 울주 양동고분(良東古墳) 등이 있다. 구덩식 돌방무덤은 주로 가야의 무덤구조이나 신라적인 유물이 출토되는 고분은 경주지역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지방수장층의 무덤으로 보이며, 대구·경산·양산·창녕 등 낙동강의 동쪽지역에 흩어져 있다.
이들 고분에서는 금동관·환두대도·은제허리띠 등 경주지역고분 출토유물과 흡사한 유물이 출토된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경상북도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