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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건함과 겸손을 지키려는 이유로 말을 않기로 맹세한 사람들이나 침묵을 선언한 종교단체에 속한 사람들이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수화가 필요했다. 예를 들어 침묵수도회에서는 종종 음식을 건네거나 필요한 물건을 가리키는 것 같은 자연스런 몸짓으로도 충분히 효과적인 의사전달을 할 수 있어 특별히 체계를 갖춘 기호가 필요하지 않았다.

한 인도 종교의 교주였던 메헤르 바바는 생애 마지막 수십 년 동안 말을 금하고 제자들이 그의 글을 받아쓰게 했는데, 이때 처음에는 영어 문자판의 글자를 가리키는 방법을 쓰다가 점차 몸동작을 이용한 수화를 발전시켜 썼다.

중세 영국의 성직자인 가경자 비드는 숫자를 나타내는 손동작을 바탕으로 한 수화를 체계화시켰는데, 여기에 쓰인 숫자는 차례대로 라틴어 알파벳을 나타내고 있다. 즉 1은 A를 뜻하고 7은 G를 뜻한다. 그러나 그가 농아와 의사소통을 하기 위해 이 체계를 고안했는지, 단지 침묵을 지키기 위해서였는지는 알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