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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가장 위대한 작품 〈돈 키호테〉가 나온 것은 1세기 이상에 걸쳐 이루어진 스페인 산문소설 작가들의 혁신적이고 다양한 성취의 결과였다.
그 직전에 악한소설이라는 새로운 장르의 작품들이 갑작스레 유행했었는데, 세르반테스 역시 〈린코네테와 코르타디요 Rinconete y Cortadillo〉라는 악한소설을 쓰기도 했다. 그러나 16세기의 다른 어떤 종류의 소설들보다도 많이 출판되었으나 당시 스페인에서는 눈에 띄게 쇠퇴해가던 장르였던 기사도 로맨스의 패러디인 〈돈 키호테〉는 흔치 않은 형식을 취하고 있다.
주인공인 노신사는 그러한 로맨스들을 읽는 데 중독이 된 나머지 정신이 이상해져서 그 이야기들을 역사적 사실로 믿으며 자신도 순례기사가 되어 세상에 나가 몸소 기사도 로맨스를 살아보기로 결심한다. 주인공의 행적이 기본적으로 사실적인 소설의 형식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이러한 형식은 개발할 만한 괄목한 잠재력을 지닌 것으로 입증되었다.
돈 키호테, 산초 판사, 돈 키호테의 말 로시난테 등은 즉시 대중의 상상력을 사로잡아 1605~17년 페루에서 독일로 이어지는 축제 행렬에도 이들의 모습이 등장했다는 기록이 있다. 당시 사람들은 그 책을 이후 세대들이 그러했듯이 진지하게 받아들이지는 않았으나, 16세기말에는 특히 외국에서 그 주가가 치솟았다. 〈돈 키호테〉는 산문으로 된 일종의 서사시로 간주되었고, 작가의 아이러니가 지닌 '장중하고 진지한 어조'는 찬탄의 대상이 되었다.
때로는 이것을 정치적이거나 기타의 내용을 싣고 있는 위장된 풍자로 보는 비의적 해석들도 나타났다. 노신사를 점차 동정적으로 보는 시각은 독일 낭만주의자들에 의한 해석적 변형의 시작을 알렸으며, 가장 희극적인 책의 우스꽝스러운 주인공은 가장 슬픈 책의 비극적 주인공이 되었다. 그러나 그 같은 왜곡에도 불구하고 세르반테스의 소설은 오늘날 의심할 여지 없는 깊이를 드러내고 있다.
현대소설사에서 〈돈 키호테〉는 선구자적 역할을 한 소설로 인정받고 있으며, 그 증거는 디포·필딩·스몰렛·스턴 등에게서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스콧, 디킨스, 플로베르, 페레스 갈도스, 멜빌, 도스토예프스키 등 19세기를 대표하는 작가들의 주요작품들과 연관되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어 왔다. 나아가 조이스에게서 보르헤스에 이르기까지 사실주의 이후의 20세기 많은 작가들에게도 〈돈 키호테〉의 영향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것은 단순한 '영향'이라기보다는 세르반테스가 소설이라는 장르가 지닌 가능성의 핵심을 갈파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뿐 아니라 〈돈 키호테〉는 다른 장르나 매체의 예술가들에게도 탁월한 영감의 원천이 되어왔다. 17세기 이래 이 소설을 바탕으로 많은 연극·오페라·발레·음악 작품이 만들어졌으며, 20세기에 들어서는 영화·텔레비전·만화까지 만들어지고 있다. 또한 〈돈 키호테〉는 호가스·고야·도미에·피카소 등 화가들에게도 영감을 주었다. 작품의 삽화로는 귀스타브 도레가 그린 것들이 가장 유명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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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세르반테스의 중요성과 영향 – 다음백과, Da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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