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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반테스의 군인 노예 시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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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69년 세르반테스는 스페인을 떠나 이탈리아로 갔다. 이탈리아로 건너간 이유가 당시 한 난투사건에 가담한 결과 법망에 의해 수배된 '학생'이 그였기 때문이었는지의 여부는 또다른 수수께끼이다. 아무튼 이탈리아로 간다는 것은 당시의 많은 스페인 젊은이들이 어떤 식으로든 출세하기 위해 택하는 길이었다.

그는 한동안 로마에서 추기경 줄리오 아크콰비바 가문의 집사로 일했던 것 같다. 그러나 1570년에는 스페인 왕국령이던 나폴리에 주둔해 있던 스페인 보병 연대에 속해 있었으며 약 1년간 그곳에 머물다가 실전에 참여하게 되었다. 셀림 2세 치하에서 오스만 제국과의 관계는 위기에 이르렀고, 투르크인들은 1570년에 키프로스를 점령했다. 투르크 선단과 베네치아, 교황령, 스페인 해군과의 교전은 불가피했다. 1571년 9월 중순 세르반테스는 '마르케사호'를 타고 출항했다. 이 배는 오스트리아의 후안 공이 이끄는 대함대 소속으로, 이 함대는 10월 7일 코린트 근처의 레판토 만에서 교전에 들어갔다. 치열한 전투는 투르크의 참패로 끝나 이후 투르크는 지중해의 패권을 잃게 되었다.

세르반테스의 무공에 대한 여러 가지 기록들은 한결같이 그의 용맹함을 입증하고 있다. 열병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후방에 남기를 거부하고 격전의 중심에 뛰어들었으며, 가슴에 총상을 2번 입었고 3번째 입은 총상으로 평생 왼손을 쓸 수 없게 되었다. 그는 항상 자랑스레 전공을 회상했다고 한다.

1572~75년에는 주로 나폴리에 근거를 두고 군대생활을 계속했다. 나바리논에도 있었고 튀니스와 라골레타의 전투에도 참여했으며, 한편으로 틈만 나면 이탈리아 문학을 접했음이 분명하다. 1575년 9월 세사 공과 요한 공이 스페인 왕에게 보내는 추천장을 지니고 스페인으로 떠난 것은 사령관으로 진급하기 위해서였거나 단순히 군대를 떠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레판토 전투).

이 항해에서 타고 가던 배가 난파하여 바이에른 해적선에게 사로잡혀 세르반테스는 형제 로드리고와 함께 당시 이슬람교도 세계에서 그리스도교도 노예매매의 중심지였던 알제리에서 노예로 팔렸다. 그가 지니고 있던 편지들을 발견한 노예상인들이 그를 매우 중요한 인물로 생각했기 때문에 몸값이 올라가 잡혀 있는 기간도 길어졌지만, 한편으로는 4번이나 탈출을 꾀하다 실패했을 때도 사형이나 고문, 신체 손상 등을 모면할 수 있었다. 그의 주인이었던 배교자 달리 마미와 하산 파샤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그에게 상당히 너그럽게 대했다.

같은 시기에 알제리에 잡혀갔던 그리스도교도 포로들의 생활을 기록한 적어도 2개의 문헌에 세르반테스가 언급되어 있는데, 그는 포로 사회에서도 분명히 용기와 지도력으로 명성을 얻었던 것 같다. 로드리고가 자유의 몸이 된 지 3년 만인 1580년 9월 마침내 그의 가족은 성삼위일체회 수도회 수사들의 도움과 중재로 세르반테스의 석방을 위한 금화 500에스쿠도를 마련할 수 있었다.

이 시기는 하산 파샤가 팔다 남은 노예들을 이끌고 콘스탄티노플로 떠나기 직전이었다. 두말할 것도 없이 이는 세르반테스의 생애에서 가장 모험에 찬 시기로서, 그의 여러 문학 작품의 소재가 되었다. 그 대표적인 예가 〈돈 키호테〉에 나오는 포로의 이야기와 알제리를 무대로 한 2편의 희곡 〈알제리의 교통 El trato de Argel〉·〈알제리의 감옥들 Los baños de Argel〉, 그리고 본격적인 자서전 형식으로는 씌어진 적은 없지만 다른 여러 작품에 나오는 일화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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