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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형문자법

다른 표기 언어 cuneiform law , 楔形文字法

요약 고대 수메르인이 발명하여 BC 2000년대부터 3,000년 동안 중동에서 사용한 설형문자로 작성된 문서를 통해 드러난 법체계.

많은 민족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로 밀접하게 접촉하여 비슷한 문명을 발달시킨 고대 중동 주민들의 대다수, 특히 수메르인·바빌로니아인·아시리아인·엘람인·후르리인·카시트인·히타이트인의 법이 포함되어 있다.

이 문화적 공동체는 일정 기간 동안 설형문자로 씌어진 외교용·학문용 언어인 아카드어의 전파에 따라 강화되었다. 그러므로 어떤 일련의 법체계를 하나로 묶어 설형문자법이라 부르는 것은 자의적인 것이 아니라 학문적으로 필요한 것이다. 설형문자법이라는 용어 이외의 어떤 것도 적절하지 못한데 '메소포타미아 법'이라 하면 고대 중동 법체계의 단지 일부분만을 뜻하게 되며, '중동법'이라 하면 이들과는 다르게 발달한 법체계인 유대법과 이집트법도 포함하게 되므로 매우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게 된다.

몇몇 국가에서 발달한 다양한 체계의 설형문자법은 다음과 같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첫째, 몇몇 법체계의 본문에는 서문과 후기가 있는데, 이를 통해 법을 세운 군주는 자신의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자신이 하는 일의 목적을 설명하며, 그 법을 지킬 것을 축복이나 위협을 통해 강조한다. 둘째, 법은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 것처럼 씌어 있지만 실제로는 세속적인 것으로서, 세속적 지배자가 정하고 성문화한 결정이다. 셋째, 비록 법은 관습이나 사법적 판단 또는 고의적 입법처럼 그 생성 원인이 서로 다를 수 있지만 군주는 그러한 법 전체에 입법절차나 법령을 부여한다.

넷째, 근대 법전에 비해 이들 고대 동방의 '법전'은 주어진 법의 영역에 적용할 수 있는 모든 규칙을 체계적으로 다루고 있지 않다. 즉 이들 법전은 다양한 문제를 취급하고 있으나 매우 중요한 규칙은 관습에 기초를 두고 있어서 아무도 그것을 의심하지 않기 때문에 대부분 이 규칙들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

다섯째, 법률적 관행이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법령은 개별 사건들을 사례 또는 선례로 설정하여 그러한 사건의 설명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일반적·추상적 공식을 도출하지는 않는다. 여섯째, 이러한 교리적 목적의 결여로 개개 사건이 제시된 순서는 적어도 현대적 관점에서는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때로 법 제정인이 이 사건들을 사법적 기준, 이념들의 연관성, 구체적 주제에 따라 배치한 것으로 보이나 현대적 관점에서 논리적 배치라고 보기 어려운 경우가 종종 있다.

현존하는 주요법이나 법전의 예로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가장 오래된 입법자로 알려진 사람은 고대 도시 우르에서 수메르 왕조를 창립한 우르 남무이다. 그의 법전은 BC 2100년경에 제정되었는데, 마법 행위, 노예의 도망, 신체상해 행위를 다루고 있다. 수메르 법의 보다 풍부한 자취는 이른바 리피트-이슈타르(BC 1934~1924경)의 법전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법전은 전형적인 서문·법조문·후기를 담고 있으며, 개인의 권리·결혼·상속·벌·재산·계약 등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보다 더 오래된 바빌로니아 법전도 유명하지만 바빌로니아 법의 가장 완벽한 형태는 〈함무라비 법전〉(BC 1758경)이다.

1901~02년 석비(石碑)에 씌어진 상태로 발견된 이 법전의 석비 윗부분에는 정의의 신 앞에 기도하고 있는 왕을 나타낸 얕은 부조가 있으며, 그 아래에는 법전의 본문이 음각되어 있는데 본문은 서문과 후기를 제외하고 대략 282개항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법전 일부의 사본이 바빌로니아 이외에도 1,000년에 걸쳐 흩어져 있는 여러 나라에서 발견된다는 사실은 고대 동방에서 바빌로니아가 실제 영향력을 끼칠 수 없는 나라에서도 이 법전이 영속적인 중요성을 가졌음을 말해준다.

다른 여러 중동지방의 법전과 마찬가지로 〈함무라비 법전〉은 일관되게 형법, 개인과 관계된 법, 가족법, 가격표를 다루고 있다. 〈함무라비 법전〉은 재산 등 경제적 문제에 대한 법에 상대적 중요성을 두었다는 점에서 이전에 나온 법전이나 그리스·로마 등 서양세계의 최초 법들과 차이가 있다. 사실상 제1왕조시대의 바빌로니아 사회는 개인주의, 사유재산의 부, 상업적 교환의 발달 등의 면에서 초기 공화정시대의 로마 사회보다 훨씬 더 '근대적'이었다.

시간적으로는 비록 후대의 것이지만, 아시리아 법령은 문화 수준이 보다 낮은 사회의 이미지를 요약적으로 보여준다. 아시리아 제국 단계 이전인 BC 15~13세기의 법전 상황을 반영하는 현존하는 문자판들은 개인재산, 토지재산의 문제, 여성과 가족법을 다루고 있다. 이 법은 지배 형태가 보다 엄격했던 가부장제 사회의 법이다. 이 지역에 있었던 다른 법체계로는 BC 14세기경에 만들어진 〈히타이트 법전〉이 있다. 봉건적 귀족통치의 지배를 받던 더 폐쇄된 농촌경제 사회를 반영하는 이 법전은 〈아시리아 법전〉보다는 덜 엄격하지만 금전적 보상과 관계되는 형법은 더 야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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