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상업은 생산·유통·소비의 경제순환과정 중에서 유통 부문에 속한다.

상업은 자급자족경제에서 교환경제로 발전하면서 발생했으며 오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상업의 개념 내지 본질은 학자마다 다르며 시대에 따라 변화해왔다. 첫째, 가장 오래된 학설로서 "상업은 잉여생산물과 필수품과의 교환이다"라는 교환설이 있다. 그러나 재화의 교환이 이루어졌던 자급자족경제하에서 상업은 존재하지 않았으므로, 교환경제하에서 상업이 발생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단순한 교환현상을 상업이라고 할 수는 없다.

둘째, 매매영업설로, 이는 다시 상인상업설과 재판매구입행위설로 구분된다. 상인상업설에 따르면 상업이란 '동일계통의 매매행위의 준비, 실행 또는 매개를 계속적인 전업(專業)으로 하는 재화교환의 조직체'이다. 재판매구입행위설은 상업을 '구입한 재화에 본질적인 변화를 가하지 않고, 다만 그것을 시간적·장소적으로 적절히 분할하여 소비하기 위한 활동으로 정의한다. 셋째, 상업영리설에 따르면 상업이란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고 재화에다 아무런 본질적 변화를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것을 구입하거나 판매하는 영업이라고 한다.

그러나 상업만이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이 이론은 불충분하다. 넷째, 상업생산설이 있는데 이 이론은 상업은 비생산적이고, 상인은 국내의 이방인이라는 중농학파의 비난에 대해 상업은 생산활동이고 상인은 생산자라고 주장한다. 물론 생산을 효용의 창출 또는 증대라고 본다면 상업도 생산적이라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적당한 사람에게 적합한 재화를 적절한 시기·장소·가격으로 판매하면, 그 재화의 효용은 방치된 경우보다 크게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상업생산설은 생산과 효용을 동질적인 것으로 생각했다는 점과 가치의 창출과 가치의 실현을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마지막으로 배급조직체설이 있는데, 이는 생산으로부터 소비에로의 재화의 흐름이 배급이고, 이 배급을 일정한 질서에 따라 계속적으로 수행하는 조직이 상업이라는 견해이다. 경제조직을 생산·배급·소비의 3면으로 분립시키고 사회적인 배급기능을 수행하는 상업을 국민경제조직의 일부로 보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업에 관한 다양한 학설은 모두 이 시대적 산물이다.

교환설이 등장한 18세기 중엽까지는 농촌과 도시 간의 재화유통은 주로 당사자간의 직접교환이었다. 또한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까지는 상인의 업무가 전업화(專業化)되는 단계였으므로 상인상업설이 대두했고, 19세기 후반 산업혁명 이래 모든 산업은 이윤추구원리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상업영리설이 출현하게 되었다. 그리고 1929년의 세계대공항 이래 과잉생산을 극복하기 위해 배급혁명의 기지하에 유통과정의 합리화가 추진되었으므로 상업을 배급론으로 전화시키려는 새로운 움직임으로부터 배급조직체설이 등장한 것이다.

현대사회에서는 광의의 상업과 협의의 상업을 분류한다. 협의의 상업은 상인에 의한 상품매매활동만을 가리키며 여기에는 국내상품매매업과 무역상품매매업이 속한다. 그런데 상품매매업자가 거래활동을 원만히 수행하려면 광의의 상업, 즉 광고업·운수업·창고업·금융업·보험업 등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광의의 상업에서는 직접적인 상품배급활동을 순수상업·기간상업으로 부르며, 이를 촉진하는 것을 보조상업·간접상업이라 한다. 상업을 시장의 수급매개를 전업으로 하고, 생활 및 문화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는 영업이라고 해석하면 배급시장뿐만 아니라 서비스 시장, 금융 및 증권시장이나 부동산시장 등도 상업에 포함된다.

자본주의의 발달과 함께 상업의 기능과 종류도 변화해왔다. 재화의 배급경로의 측면에서 볼 때 순수상업은 소매상과 도매상으로 구분되며, 도매상은 보통 산지수집도매상·중계도매상·분산도매상으로 나누어진다. 이러한 도매상의 분류는 농산물의 유통과정에 따른 분류에 적합하며, 제조업과의 관련면에서 볼 때 도매상은 제조업자판매지점·제조도매상·도매겸영제조업자로 분류된다.

소매상은 비통합소매상·통합소매상·기타소매상으로 구분되는데 비통합소매상에는 잡화점·한정품종점·전문점 등이 속하고, 통합소매상에는 백화점, 회사연쇄점, 자유연쇄점, 프랜차이스 체인 시스템, 슈퍼마켓, 통신판매점, 편의점, 할인점 등이 포함된다. 기타소매점에는 제조업자직매점·구내매점·아케이드·일용품소매시장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