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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류학은 분석 결과 얻어진 가설보다는 분석방법 또는 종래 다른 학문에 의해 정립된 이론에 대한 방법론적 회의를 특징으로 한다.

말리노프스키와 래드클리프 브라운이 제창한 조사·분석법들은 다음의 3가지 점에서 거의 일치했다. 즉 ① 대상은 작은 사회, 또는 큰 사회 속의 독립적인 소규모 공동체일 것, ② 조사는 장기간의 참여관찰 형태로 실시할 것, ③ 각 사회의 제도와 요소가 어떤 방식으로 통합된 사회체계를 구성하고 또한 어떻게 기능하고 있는가를 탐구하는 데 분석의 목표를 둘 것 등이었다.

이러한 연구방법은 넓은 지역에 걸친 자료수집과 비교적 단기간의 조사실시라는 그동안의 연구 스타일을 반성하고, 궁극적으로는 구조기능주의를 자연과학적인 엄밀성과 정합성을 지닌 학문으로 정립하는 데 목적이 있었다. 이와 같은 방법과 입장에서 친족관계가 사회체계의 기초로서 새로이 중심적인 분석과제가 되었다.

친족관계의 여러 요소가 사회의 다른 요소 및 제도와의 관련 속에서 어떻게 기능하는가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구조기능주의는 어느 정도의 위력을 발휘했으나 동시에 방법적인 측면에서는 취약점을 가지고 있었다. 즉 이 이론은 대상을 작은 사회에 한정하면서도 그 사회가 다른 사회로부터 독립해 있는 상태를 전제로 했다. 또 사회체계 내의 기능의 연관을 밝히면서 사회제도나 요소가 서로 기능하는 방식에 중점을 두는 바람에 기능적 연관이 이루어지는 이유는 간과하게 되었다.

즉 분석대상인 사회체계는 사회적 공간 속에서 다른 사회나 보다 큰 체계로부터 분리되고, 역사적으로는 그 사회의 과거나 미래와 연관성이 없는 정체적인 모델로서 이해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