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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변동에 대한 사상은 역사적으로 다양하게 발전해왔지만, 그중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쇠퇴 혹은 퇴화라는 사상, 성장과 쇠퇴의 국면이 반복되는 주기적 변동이라는 사상, 지속적 진보라는 3가지 사상이 있다. 이 3가지 사상은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서구 사회사상을 계속 지배해왔으나,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부터 진보라는 관념이 가장 유력한 사상으로 등장하게 되었다. 진보는 19세기 사회진화론의 핵심적 사상이었으며, 진화론은 당대의 영향력 있는 사회이론들이 모두 공유하는 것이었다.
진화론은, 인류는 단선적 발전 방향을 따라 진보하며, 일정한 법칙에 따르는 이상 이러한 발전은 예정적·불가역적이고, 또한 모든 사회 중에 가장 진보한 서구사회가 나머지 인류의 미래사회라는 식의 주장을 담고 있다. 이러한 사회진화론은 허버트 스펜서에 의해 가장 포괄적으로 발전했다. 스펜서는 생물 유기체와 인간사회는 모두 보편적이고 자연적인 진화법칙을 따른다고 주장했으며, 사회가 더욱 복잡해지면서 사회의 각 부분들은 그 기능이 점차 전문화되며 상호의존적으로 변화한다고 강조했다.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 또한 진화론적 사상에 크게 영향을 받았다. 그러나 마르크스의 사회발전론의 독창성은 변증법과 점진주의의 결합에 있다. 그에 따르면 사회발전이란 변증법적 과정이다. 이를테면 하나의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의 혁명적 이행이란 관념이 이를 반영한다. 한편 이런 불연속적인 발전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점진적인 생산력(기술과 노동조직)의 발전이다. 에밀 뒤르켐과 막스 베버는 진보에 대해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뒤르켐의 경우 노동분업을 사회진보의 기본적인 과정으로 간주했으나, 이것이 근대 개인주의의 뿌리일 뿐만 아니라 '아노미' 즉 도덕적 규범의 결핍을 낳은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베버는 서구사회의 발전은 다른 문명의 발전과 상이하며, 따라서 역사적으로 고유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진화론을 배격했다. 베버에 의하면, 서구사회의 발전은 근대 자본주의, 근대 과학, 합리적 법률 등의 긍정적인 결과뿐 아니라 그 부정적인 일면으로서 관료제의 증대를 가져온 독특한 합리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20세기의 사회이론가들은 진화론보다 정태적인 사회이론으로 관심을 돌리기 시작했다. 진화론 대신에 장기적인 변동을 부정하는 주기적인 변동이론이 20세기초에 등장했는데, 빌프레도 파레토의 '엘리트 순환론'이나 오스발트 슈펭글러와 아널드 토인비의 문화의 생멸에 관한 이론 등을 들 수 있다. 장기적 사회변동에 관한 관심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1920~50년대 기능주의의 대두와 더불어 점차 쇠퇴해 갔다. 그러나 1950년대 이후 1960~70년대를 거치면서 신(新)진화론에 의해 장기적 사회변동에 대한 관심이 부활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이론은 모든 사회가 동일한 발전단계를 거치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에서 19세기의 진화론과 구별된다. 신진화론자들은 사회진화를 예정적이고 불가역적인 것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능성이라는 점에서 이해하고자 했다. 요컨대 발전은 진보와 동일시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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