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이 법의 첫 항은 세속권력은 상실하지만 종교적인 직무를 수행할 수 있는 교황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즉 교황에게 독립된 주권적 개인으로서 특별한 지위를 주어 사절을 받거나 전세계의 로마 가톨릭 주교들과 자유로이 서신왕래를 할 수 있는 권리를 주었으며, 상당한 액수의 연금을 지급하고 로마의 라테란·바티칸 궁전 및 카스텔 간돌포의 별장을 영구 사용하도록 했다.

교회와 국가의 관계를 다룬 제2항은 카보우르 백작이 내세운 '자유국가 안에서 자유교회'라는 원칙과 급진 좌파의 요구를 절충한 것이다. 그결과 주교들은 관례대로 왕실 포고령으로 임명을 승인받게 되었으나 임명받기 전에 완전한 교구관할권을 행사하는 것에 대해서는 국가의 통제를 받아야 했다.

보장법은 하원에서 좌파와 우파를 분열시킨 중요한 쟁점 가운데 하나였다. 우파는 대체로 이 법이 교황과의 진실한 화해에 이르고 세계의 여론을 달래는 수단이라는 점에서 찬성했으나, 자유주의적이고 반교회적인 좌파는 교황에게 양보하는 것에 반대하고 국가가 이탈리아의 교회문제에 더 강력한 통제권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교황 피우스 9세(1846~78 재위)는 세속 권력을 상실해야 한다는 조항에 완강히 거부하면서 보장법을 받아들이지 않았으나 실제로 그와 그의 뒤를 이은 교황들은 이 법이 준 여러 가지 특권을 누렸다.

교황들은 보장법을 폐지한 1929년 라테란 조약을 맺으면서 이탈리아 정부와 공식적으로 화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