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13세기부터 최근까지 베네치아에서 생산된 여러 가지 유리제품.
베네치아의 유리공예가 길드는 1224년부터 있었으나, 현재 남아 있는 제품을 통해 확실한 연대 추정이 된 최초의 것은 15세기 중반부터 제조된 것들이다. 따라서 이 유리제품에 관한 초기 역사는 대부분 추측에 의한 것이다.
1291년 유리공장들이 석호를 가로질러 무라노 섬으로 이전했으며, 아직까지 그곳에 남아 있다. 베네치아에는 콘스탄티노플이 1204년 십자군에 의해, 1453년 오스만 제국에 의해 점령되면서 비잔틴 유리공들이 흘러들어왔다. 16세기에 세계적인 강대국의 자리를 빼앗기자 당시의 제품이 상당량 남아 있던 베네치아 유리공예도 이 도시의 다른 대부분의 예술과 마찬가지로 상업적으로 쇠퇴하기에 이르렀다(→ 무라노).
15세기에는 수정 같은 투명한 유리 '크리스탈로'를 완성하는 데 주력했다. 16세기에 이르자 투명 유리에 색채를 입히는 기법과 아울러 유리원료에 있는 금속물질로 생긴 원시 유리의 자연적인 희부연 색깔을 제거하는 기법도 완전히 터득했다. 또한 도금과 에나멜을 입히는 방법도 알아냈다. 이런 비법들은 비밀로 지켜졌는데 위반한 직공에게는 심한 형벌을 가했다. 16세기 베네치아 유리제품에 응용된 기법으로는 밀레피오리(서로 다른 색깔의 유리관을 한데 묶어 꽃처럼 색구슬다발로 보이게 하는 옛 기법)·칼세도니오(대리석이나 기타 석재들처럼 보이게 하는 기법)·라티치니오(보통 흰색인 불투명한 유리선을 그릇 몸체에 입혀 무늬를 이루게 하는 기법) 등이 있다. 유리의 질이 향상되어 마름모꼴로 새길 수도 있게 되었다(→ 밀레피오리 유리, 크리스탈로 글라스, 라티치니오 유리).
16~17세기 베네치아 유리공들의 주생산품은 술잔이다. 유리가 아직 흐물흐물할 때 펜치로 잔대를 정교하게 세공하는 것이 베네치아 특유의 수법이었다. 양면에는 대칭으로 '윙'을 뽑아내어 장식했으며, 동물이나 가면으로 더욱 정교하게 표현된 경우도 있다. 때로는 잔대가 너무 도톨도톨해서 손으로 잡고 술을 마실 수 없는 것도 있었다. 이런 종류의 것과 그밖에 나팔꽃처럼 정교하게 벌어진 주발형을 보통 부케티에르(꽃병)라 한다. 직공들의 이동을 철저히 막았는데도 베네치아의 많은 유리 제조공들은 도망하여 제노바 근처의 알타레에 많이 정착했다(→ 알타레 유리). 따라서 철저히 비밀로 지켜졌던 비법들이 일반에 알려지게 되었고 16세기부터는 프랑스와 독일·영국·네덜란드를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베네치아 유리제품을 나름대로 모방한 파송 드 베니스(프랑스어로 '베네치아풍'이라는 뜻)를 생산해냈다.
18세기에 베네치아는 17세기풍 유리제품을 거울·구슬 등과 함께 계속 생산했지만 다른 나라들, 특히 보헤미아와의 경쟁에서 밀려 유리제품의 세력을 어느 정도 잃게 되었다. 19세기에는 구형 제품 외에 별도의 제품은 거의 만들어지지 않았다. 20세기에 와서 1961년경부터 단순한 오벨리스크[方尖塔], 모래시계와 같은 몇몇 우수한 제품들이 제조되기는 했지만 무미건조한 유리제품만 라티시니오 기법으로 계속 만들어졌다. 17세기 형태의 유리그릇은 여전히 생산되고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공예와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