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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는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교회를 비판하고, 절대주의 군주들은 로마 가톨릭 교회의 특권에 도전하고 있던 시대였지만, 그는 탁월한 지성과 온화한 성품을 지녀 비판자들로부터도 찬사를 받았다. 교황으로 재위한 동안 특기할 만한 사실은 과학연구를 장려한 점과 〈금서목록 禁書目錄 Index Librorum Prohibitorum〉 작성 책임자들에게 행동을 절제하라고 충고한 점이다.

귀족 출신인 그는 로마대학교에서 신학과 법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728년 추기경이 되었고, 1731년 교황 클레멘스 12세에 의해 볼로냐 대주교에 임명되었으며, 1740년 8월 17일 클레멘스 12세의 뒤를 이어 교황에 선출되었다. 교황령에서 베네딕토는 조세 부담을 줄이고 농업을 권장했으며, 자유무역 정책을 지지했다. 또한 공석이던 주교좌 임명에 관한 권한과 세속권력이 교회법 변경에 관여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와 관련해 스페인·포르투갈·사르데냐·나폴리의 왕들에게 대폭 양보를 하는 등 세속 권력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대칙서 〈엑스 쿠오 싱굴라리 Ex quo singulari〉(1742)·〈옴니윰 솔리키투디눔 Omnium sollicitudinum〉(1744)을 통해 예수회가 중국과 인도의 그리스도교 개종자들에게 허용한 전통적인 관습들의 일부를 금지했다. 이에 따라 아시아에서 그리스도교 개종자들이 줄어들자 가톨릭 교회는 1939년 조상에 대한 제사에 종교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 제사를 허용함으로써 금지조처를 부분적으로 취소했다.

1756년 그는 〈우니게니투스 교서 Unigenitus〉 대칙서에 반대해 프랑스 성직자들이 임종성찬을 거부하는 관행을 정죄했는데, 그것은 17세기 프랑스에서 시작된 비정통 로마 가톨릭 운동인 얀센주의에 반대하는 칙서였다. 여러 학술단체를 세우고 현재의 바티칸 박물관의 기초를 다지는 등 평생 활발한 학술활동을 했다. 기지가 풍부했던 그는 당대의 위인들과 편지를 주고받았는데, 그 가운데 볼테르는 그에게 비극 〈마호메트 Mahomet〉를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