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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평의 역사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1930년대의 한국사 서술은 크게 3가지 방향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 일제 관변학자 및 진단학회를 중심으로 발전한 실증사학과 마르크스주의자를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사학, 박은식·신채호의 계보를 잇는 민족주의사학이 그것이다.

그는 중국 상하이에서 교류했던 신채호·정인보의 영향으로 민족주의사학의 전통을 잇고 있었지만 다른 민족주의사학자들과는 구별되는 역사연구의 자세를 지니고 있었다. 즉 신채호·안재홍·정인보 등이 구체적인 역사적 사실의 규명에 역점을 둔 데 반해 문일평은 이미 알려져 있는 역사사실을 정리하고 해석해 민중에게 전달하는 민중계몽과 역사의 대중화에 힘썼다.

따라서 일반 민중이 접근하기 쉽도록 매우 쉬운 용어로 된 짧은 글을 사용해 논조를 전개했다. 또한 당시 다른 민족주의사학자들이 시대사에 중점을 두어 고대사 연구를 활발히 진행시켰던 데 반해 문일평은 식민통치의 근인을 찾기 위해 근대사를 중심으로 한국의 외교사·정치사·문화·사적·자연 등 특정 분야에 관한 분류사만을 서술했다. 또 막연한 민족의식 고취를 위한 과대와 독단을 배제하고, 있는 그대로의 민족사를 대중에게 알리기 위한 실증적·객관적 역사연구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