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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일평의 역사연구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것은 대외관계사이다.
그는 국제관계를 국제간의 아(我)와 비아의 투쟁으로 보아 〈한미관계오십년사〉·〈한말외교〉·〈한국인의 국제안〉 등의 저술에서 냉혹한 국제현실 속에서 우리의 처지를 명확하게 인식하려 했다. 이는 신채호가 제시한 역사발전의 계기를 국제관계라는 특수한 분야에 구체화시킨 것으로 볼 수 있다.
정치사에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다루어 〈한양조의 정치가군상〉에서 정도전·황희·이이·유성룡·송시열·대원군·명성황후에 대한 평론을 시도했고, 〈사상의 기인〉에서는 김헌창·정중부·이시애·홍경래 등 기인·반역자들을 다루어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온 인물 속에서 그 시대상과 민중의 저항을 찾으려 했다. 조선사회 정체의 원인을 유교에 대한 철학적 이해의 부족과 예(禮) 중심적인 봉건국가의 고형화에서 찾고 실사구시를 근대 한국인의 새로운 정신으로 제시했다.
문화사와 사상사에 관한 저술로는 〈사상에 나타난 예술의 성전〉·〈사안으로 본 조선〉·〈조선문화에 대한 일고찰〉·〈이조문화사의 별혈〉 등이 있다. 이같은 다방면에 걸친 역사서술은 민족사에 대한 민족적 성찰과 민족혼의 발굴, 민중에 대한 계몽을 목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는 이 모든 것을 '조선심'으로 귀결시켜 일원론적 사학정신을 성립했다. 조선심이란 가장 조선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조선심의 결정이 훈민정음으로 나타났다고 보아 세종을 조선심의 대표자로 보았으며, 실학자들의 실사구시 정신을 조선심의 재현으로 평가했다. 결국 가장 한국적이고 실용적이며 민중적인 정신체계가 문일평의 조선심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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