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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사행동은 고등동물에서 흔히 볼 수 있다.

태반동물의 반사는 선천적인 것으로, 유전에 의해 다음 세대로 전해지고 같은 종(種) 또는 속(屬)의 공통적인 특성이다. 반사에는 저작반사(咀嚼反射), 연하반사(嚥下反射), 순목반사(눈의 깜빡거림), 무릎반사, 소파반사, 걸음걸이, 서 있는 자세, 고양이의 정향반사(正向反射), 기본적인 성행위 등이 포함되며 이는 여러 복잡하고 통합된 근육작용으로서 동물의 본능적 행동의 기초를 이룬다(선천적 반사).

인간 또한 다양한 선천적 반사를 보이는데, 눈과 귀와 같이 거리를 감지하는 수용기의 작용을 위한 근육 조절(순응), 머리와 신체 일부의 상대적 위치 조절, 음식물 섭취에 관련된 복잡한 행동조절 등과 같은 다양한 기능들이 이와 관련되어 있다.

예를 들면 눈과 관련된 선천적 반사 중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다. ① 머리의 돌림과 병행하는 양 눈동자의 이동, ② 망막의 초점을 맞추기 위한 눈 안쪽 근육의 수축, ③ 망막의 과다조도(過多照度)를 낮추기 위한 동공의 축소, ④ 강한 빛 또는 각막의 건드림으로 일어나는 눈의 깜빡거림 등이다.

가장 단순하고 기본적인 형태의 반사는 반사궁(反射弓)이라고 하는 메커니즘의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반사궁의 1차 구성요소는 자극을 받아들이는 감각 뉴런(또는 수용기)이며, 수용기는 근육세포(또는 효과기)를 활성화시키는 또다른 신경세포와 연결되어 반사행동을 일으킨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기본적인 생리적 메커니즘은 이러한 단순 반사궁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

반사회로에는 수용기와 효과기 외에 다른 신체부위와 연락할 수 있는 또다른 신경세포들이 있다. 고등동물의 행동은 신경계의 통합적인 작용 결과이기 때문에 각 반사를 단순히 합친 것이 아니며 각각의 수많은 반사행동의 통합적 표현으로서, 유전적이며 판에 박힌 반응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신축성있고 적응성있는 반응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여러 가지 자동적·무조건적 반사행동은 새로운 자극에 따라 변화되거나 적응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러시아의 생리학자 파블로프는 만일 종소리라는 자극과 동시에 어떤 동물이 음식을 보고 침을 흘린다면(여기서 음식물은 반사를 유발하는 또 하나의 자극이 됨) 몇 번의 시도 후에는 종소리만으로도 침을 흘리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동물의 행동은 고정되고 선천적인 반사궁에만 제한되지 않고 자극에 대한 경험과 노출에 의해 무한히 수정될 수 있다.

반사의 개념은 심리학적 사고에 큰 영향을 끼쳤으며 초기에는 반사에 기초한 심리학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미성숙된 시도를 야기시켰다.

파블로프의 선구적 연구는 20세기초에 행동심리학 연구의 홍수를 이루게 했으며, 오랫동안 조건반사는 적어도 일부 학습과정을 양적으로 연구하고 정확히 분석하는 데 있어 최고의 기술을 제공했다. 외적·내적 자극에 대한 조건이나 학습반응과 같은 심리학적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거스리·헐·스키너와 같은 행동학자들이 제시한 원칙들도 부분적으로는 파블로프가 제시한 초기의 반사개념과 조건반사의 기본모델에 바탕을 두고 있다.

자극과 반응 사이의 반사관계는 초기에 생각했던 것만큼 그리 단순하지는 않다는 것이 현재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생각이다. 따라서 고전적 조건화 실험에서 학습 모델로 조건반사를 사용하는 것은 고등동물의 전체 학습과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 지극히 일부분에만 적용될 수 있을 뿐이며, 그 자체만으로는 인간과 다른 포유류의 행동을 결정하는 복잡한 생리적·심리적 상호반응을 분석하기에 역부족이라는 것이 명백한 사실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