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요약
주로 2개 국어를 말하는 바스크족(에우스칼두나크족)이 쓰는 언어.
바스크어로는 Euskara.
바스크인은 기푸스코아·비스카야·알라바 주들을 포함하는 바스크 지방의 스페인 자치령이나 프랑스의 피레네자틀랑티크 현(縣) 서부지역에서 사는 사람들이다.
바스크어를 쓰는 사람들 대다수는 대체로 약 1만㎢의 좁은 공간 안에 모여 살고 있다. 바스크어는 더 많이 그리고 더 널리 쓰이는 스페인어와 프랑스어에 맞서 살아 남기 위해 꾸준히 투쟁해왔다. 그리스도교 이전 시대에 바스크 지방의 경계지역은 피레네 산맥을 가로질러 동쪽으로 스페인 북동부의 아란 골짜기까지 뻗어 있었다. 그러나 로마 통치기에 동부지역은 그보다 많은 바스크인이 거주하는 서부 식민지로부터 잘려나가, 로마 문화에 동화되었고 바스크어를 쓰지 않게 되었다.
중세에 문어(文語)로 쓰이지 않던 바스크어가 밀려오는 라틴 문어와 그뒤를 이은 나바라로망스어 및 프로방스어에 대항하지 못하자, 그 영향력은 꾸준히 쇠퇴해갔다. 그러나 1545년 처음 바스크어로 된 책이 출판되면서 문어로서의 전통이 시작되어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바스크어는 유럽 남서부지역에서 로마의 영향을 받기 전에 쓰던 유일한 언어이다.
바스크어의 기원은 아직까지 알 수 없다. 독일의 문헌학자 후고 슈하르트(1842~1927)는 바스크어가 지금은 사라진 이베리아어와 그 기원에서 관련이 있고 이 두 언어가 함셈(아프리카아시아)어군에서 발전해 나왔다는 가설을 세웠다. 그러나 바스크어와 함셈어군이 실제로는 공통된 언어특질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 두 언어 사이의 친족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 듯하다.
바스크어와 이베리아어가 비슷하기는 해도 바스크어에 관한 지식이 스페인 동부와 프랑스의 지중해 연안에서 발견된 고대 이베리아어의 비문을 판독하는 데 도움을 주지 않는다. 이러한 불일치로 인해 두 언어 사이의 유사성이 이들의 기원이 서로 관련되어서 생겼다기보다 오히려 지리적으로 가깝기 때문에 생겼다는 이론이 나오게 되었다.
바스크어는 카프카스 지역에서 쓰던 고대 언어인 카프카스와 연관이 있다. 역시 이 두 언어 사이에도 유사점이 있지만,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결정적인 자료가 없어 바스크어는 친족 언어가 없는 언어로 남아 있다.
바스크 구어는 스페인어와 발음면에서 가장 유사한데, 그 예로 영어 단어 'canyon'의 'ny'소리와 비슷한 구개음(口蓋音) 'ñ'과 'l+y'나 'million'의 'lli'와 비슷한 구개음 'll'을 들 수 있다. 이밖에도 스페인어와 비슷한 점은 's'와 'ts'음이 카스티야 스페인어의 's' 소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치찰음(齒擦音) 'x'와 'tx'는 영어의 'sh'와 'ch'처럼 소리난다. 이것들은 앞에서 말한 'll'과 'ñ'과 함께 애정의 표시나 아주 지소적인 뜻을 가리킬 때 쓰인다. 그 보기로 'hezur'는 뼈를 뜻하는 반면 'hexur'는 작은 뼈를 뜻한다.
몇몇 바스크 방언의 음운체계는 표준 바스크어의 음운체계보다 더 복잡한 듯하다. 동쪽 끝 소울레틴 지역 특유의 방언은 표준 바스크어의 5개 단일모음에 더하여 6번째로 원순화된 'e'나 'i'를 받아들여 쓴다. 바스크 방언과 표준 바스크어의 자음은 모두 두 부류의 폐쇄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b, d, g는 유성음이고 p, t, k는 무성음이다.
몇몇 고어 형태의 접두사가 아직도 뚜렷이 나타나기는 하지만 현대 바스크어는 접미사를 쓰는 언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위자를 가리키는 격(格)을 접미사로 나타낸다. 예를 들어 자동사의 주어는 변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는 반면 접미사 -k는 타동사의 주어를 나타낸다. 'Sabelak jaten ez ba du, sabela bera ihartuko da'(만일 위가 먹지 않는다면 위 스스로 탈이 날 것이다)에서 'sabelak'('위')는 타동사의 행위자를 나타내는 접미사 -k를 쓰는 반면 둘째 절의 'sabela'('탈나다')는 자동사의 주어로 쓰였기 때문에 원형 그대로 남아 있게 된다.
바스크어에서 한정 동사는 주어·직접목적어·간접목적어에 해당하는 3개의 인칭까지 포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Oinare ez dio eskuak kolperik emaiten'(손은 발에게 타격을 가하지 않는다)에서 동사 'da'('있다')가 꼴을 바꾸어 'di'('그가 그것을 갖고 있다')나 'dio'('그가 그것을 자기를 위해 갖고 있다')가 된다. 대부분의 동사는 동사와 보조사를 합성하여 활용한다. 'erori da'('그는 쓰러졌다')와 'jaten du'('그는 그것을 먹는다'[먹고 있다])가 그 보기이다. 바스크어가 고유의 성질을 지닌 독특한 언어로 남아 있기는 해도, 다른 언어 특히 라틴어에서 구문과 낱말들을 많이 빌려와 일상적인 용례로 쓰고 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언어 일반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