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이 가문출신 중 많은 사람이 십자군에 참가했으며 예루살렘·키프로스·소아르메니아의 왕들이 나왔다. 뤼지냥 가문의 분가인 라마르슈·앙굴렘 백작 가문은 잉글랜드에서 일어난 귀족전쟁(1264~67)을 부추기기도 했다.

뤼지냥 가문의 성은 중세의 멜뤼진 전설과 관련이 있다. 뤼지냥 경 위그 1세는 10세기에 푸아티에 백작들의 봉신이었다. 가문의 초기 사람들은 십자군 전쟁에 참여했으며, 위그 8세의 아들 때부터 가문이 번창하기 시작했다. 위그 8세의 큰아들인 상속자 위그 9세(1219 죽음)는 라마르슈 백작작위를 받았다.

그는 1200년에 약혼녀이던 앙굴렘 가문의 이사벨이 자신이 주군으로 섬기던 잉글랜드 왕 존과 결혼하자, 격분한 끝에 프랑스의 존엄 왕 필리프 2세와 동맹을 맺어 유럽 대륙에 있는 존 왕의 영토에 큰 손실을 입혔다. 존 왕은 위그 9세를 달래려고, 딸 조운을 위그 10세(1249 죽음)와 약혼시켰으나 결국 결혼에 이르지는 못했다.

존 왕이 죽은 뒤 위그 10세는 왕비 이사벨과 1220년에 결혼했다. 위그 10세와 이사벨은 존의 뒤를 이은 헨리 3세에게는 충성을 바치지 않았다. 그러다가 프랑스 왕 루이 9세가 푸아투를 위그 10세의 형제 알퐁스에게 백작영지로 하사하자 위그 10세는 루이 9세를 지지했으나, 이 때문에 이사벨의 분노를 산 뒤부터는 다시 잉글랜드에 충성했다. 그는 결국 헨리 3세에게 지원을 받아 프랑스 왕에게 대항하는 반란을 일으켰으나 진압당하고 중요 성채들을 빼앗겼다. 그러나 루이 9세는 뤼지냥 가문 사람들을 용서했고 그들은 다시 루이 9세에게 충성을 맹세했다.

이사벨과 위그 10세 사이에는 9명의 자녀가 있었으며, 그중 5명은 의붓 형제 헨리 3세의 초청을 받아 잉글랜드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그들은 영지·재산·명예를 얻었지만, 이는 왕이 잉글랜드의 귀족들을 착취해 그들에게 마련해준 것이었다. 마침내 귀족들은 헨리 왕에 대항한 반란을 일으키고, 1258년 뤼지냥 가문 사람들을 잉글랜드에서 쫓아냈다. 위그 13세(1303 죽음)는 단려왕 필리프 4세에게 충성의 뜻으로 라마르슈와 앙굴렘을 바쳤다.

위그 8세의 다른 두 아들은 예루살렘과 키프로스의 왕이 되었다. 기(1129경~94)는 예루살렘 왕 보두앵 4세의 누이 시빌과 결혼해 1186년에 예루살렘 왕국을 물려받았으나, 이슬람교도에게 수도를 빼앗겼으며 그 뒤 이름뿐인 예루살렘 왕위를 키프로스 통치권과 맞바꿨다. 기의 형제 아모리 2세(1205. 4. 1 죽음)는 키프로스 왕위를 이어받았고, 시빌의 자매 이사벨의 3번째 남편이 되어(이전의 두 남편은 죽음) 1197년 예루살렘 왕위에 올랐다.

아모리는 키프로스 왕조를 창시했으며, 이 왕조는 1475년 키프로스가 베네치아에 넘어갈 때까지 계속되었다. 그의 후손들은 1269년 이후 예루살렘 왕이라는 칭호를 즐겨 사용했다. 키프로스를 다스린 뤼지냥 가문 사람들 중 가장 유명한 인물은 피에르 1세(1369 죽음)로 여러 차례 십자군 원정에 나섰으나, 그에게 불만을 품은 키프로스 귀족들에게 암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