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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도로
청동기시대에 들어와 농업이 발달되고 교역활동이 시작되면서 사람들은 이동을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도록 길을 닦기 시작했다.
높은 땅은 깎고 낮은 곳은 메우고, 길섶에는 도랑을 파 물이 잘 빠지도록 했다. 고대 도시 앗수르와 바빌론(BC 700~600) 등지에서는 구운 벽돌과 돌을 이용해 신전이나 왕궁에 이르는 길을 포장했다. 가장 오래된 장거리 교역로는 BC 3500~300년에 걸쳐 이용되었던 페르시아 왕도인데, 이 길은 당시 페르시아 만의 수사로부터 흑해·터키·카이로에까지 이르는 방대한 도로망이었다.
유럽에서 가장 오래된 도로는 BC 1900~300년 북유럽에서 생산한 호박과 주석을 지중해 연안으로 수송하는 데 이용되었던 '호박로'(琥珀路)이다. 이 도로망은 함부르크에서 리옹과 마르세유까지의 제1로, 함부르크에서 베네치아를 잇는 제2로, 동프로이센에서 아드리아 해안까지의 제3로, 발트 해 연안에서 드네프르에 이르는 제4로의 4부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BC 2000~1500년경 몰타 섬에서는 노면에 약 1.35m 간격으로 2줄의 홈을 파서 그 위로 바퀴 달린 수레가 지나다닐 수 있도록 한 도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고대 중국에서는 페르시아 왕조 때와 비슷한 시기에 이미 전국적으로 3,200㎞에 달하는 우수한 도로망을 갖추고 있었다.
인도에서는 BC 3240~2750년경 펀자브·발루치스탄·신드 지방을 중심으로 문명이 발달됨에 따라 구운 벽돌과 역청을 사용해 주요도로를 포장하기 시작했다. 중국에서 인도와 소아시아에 이르는 무역로였던 '비단길' 역시 기원전부터 사용되기 시작해 2,000여 년 간 존속되었다. 끊임없는 전쟁과 몽골족을 비롯한 유목민들의 침입으로 인해 비단길이 그 기능을 제대로 수행했던 기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그러나 비단길이 절정에 달했던 AD 200년 무렵에는 서쪽으로 로마의 도로와 연결되어 스페인의 카디스까지 연결되었고, 동쪽으로는 중국의 만리장성을 거쳐 남쪽의 상하이[上海]에까지 이르러 그 전체 거리가 1만 2,800㎞에 달했다. 로마는 고대에 가장 조직적이고도 과학적인 방식으로 도로를 닦았던 나라라고 알려져 있다.
영토 내에 8만 5,000㎞의 도로망을 가지고 있었고 수도 로마로부터 사방으로 29개의 군용도로가 뻗어 있었다.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아피아 가도는 중앙의 2차선을 중심으로 양옆에 보조차선이 있었으며, 포장두께가 0.9~1.5m에 달하는 거대한 규모의 도로였다. BC 300년경에 채택된 이와 같은 도로 규격은 향후 2,000년간 유럽 도로건설의 표준이 되었다. 기원후 로마 제국의 몰락과 더불어 유럽의 도로망도 함께 쇠퇴되어 과거의 통상로는 침략의 길로 변하고 퇴락해갔다.
그러나 12세기경 상업이 다시 활성화됨에 따라 옛 로마 공로도 점차 그 기능을 회복하기 시작했다. 남아메리카에서도 잉카 제국이 훌륭한 도로망을 건설했다. 에콰도르의 키토에서 페루의 쿠스코에 이르렀던 잉카의 도로망은 2갈래로 나뉘어 하나는 해안을 따라 3,600㎞, 다른 하나는 안데스 산맥을 따라 2,640㎞의 길이로 뻗어 있었다.
이 도로망의 일부는 지금도 사용되고 있다. 잉카 제국에서는 라마와 같은 등짐동물들이 이용되었으나, 수레처럼 바퀴 달린 탈것은 도입되지 않았다.(잉카문명)
근대의 도로
18세기 후반에는 프랑스와 영국을 중심으로 토목기술이 발달되기 시작했다.
1775년 프랑스의 트레사게가 하층토에 돌을 깔고 그 위에 흙을 덮는 새로운 도로포장법을 개발한 데 이어, 영국의 매캐덤도 트레사게와 비슷한 방식의 과학적 도로포장법을 개발했다. 또 1765년 메트칼프, 1816년 텔포드 등의 유명한 토목기술자들에 의해 많은 유료도로가 건설되었다. 마침내 1820년경 영국에서는 20만㎞에 달하는 도로망이 완성되었는데, 그 가운데 3만 2,000㎞가 사설 유료도로였다. 이후 철도교통의 발달로 도로건설은 한동안 정체되었으나, 20세기 들어 자동차가 널리 보급됨에 따라 도로건설도 다시 활기를 띠게 되었다.
유럽에서는 오랫동안 도로의 건설이나 보수작업을 전적으로 지방정부가 관할해왔으며, 개인이 관리하는 사설 유료도로도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현실은 점차 변화되어, 20세기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중앙에 도로담당부서가 설치되어 정부가 직접 고속도로의 신설·보수를 관리하는 체제로 바뀌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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