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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행차나 군대의 행진 및 개선 등에 사용된 대규모 연주. 무령지곡(武寧之曲)이라고도 한다. 취타란 부는 악기인 취악기와 치는 악기인 타악기를 함께 연주하는 것을 말하며, 대취타란 취타와 비교적 음량이 적고 실내에서 연주되기 알맞은 악기인 세악을 함께 대규모로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대취타의 역사는 고구려까지 거슬러올라갈 수 있지만, 지금의 모습은 조선 때의 전부고취(前部鼓吹)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때 행악에는 전부고취와 후부고취(後部鼓吹)가 있었는데, 전부고취를 담당하던 악사들을 취고수(吹鼓手)라 하고, 후부고취의 악사들은 세악수(細樂手)라 했다. 취고수는 대부분 타악기를 연주하고, 세악수는 대금·피리·해금·장구 등 선율악기를 연주했다. 따라서 대취타는 예전의 전부고취의 취고수가 축소된 형태로 보여진다.

여기에 징·자바라·장구·용고(龍鼓) 등의 타악기와 나각·나발과 같은 단음을 내는 취악기가 사용되고, 태평소가 유일하게 가락을 연주한다. 대취타는 타악기와 취악기가 어울려 임금과 군대의 행진에 그 위엄을 더해준다. 한 장단은 12/4박자로 모두 20장단이 7장으로 구분되며 반복형식을 갖는다. 음악의 시작은 지휘자격인 등채가 '명금이하 삼성'(瞑金二下三聲)이라는 구령을 내리면 징이 3번 울리고 나각이 3번 울리면서 시작된다. 누런 빛깔 의상에 작우(雀羽)가 꽂힌 초립을 쓴 연주자들의 모습이 독특하다.

한말 일본에 의해 군대가 해산된 이후 겨우 명맥을 유지해 왔으나, 지금은 거의 절멸 상태이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으며, 기·예능보유자로는 정재국(피리·태평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