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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골리스 만(灣) 위쪽 끝에 있다. 아르고스 남동부에 있는 이 항구는 쌍둥이 바위산의 북쪽 경사면에 자리잡고 있다. 서쪽에 있는 바위산 이치칼레(높이 85m)가 만 안쪽으로 조그만 반도를 이루며, 그곳에 그리스의 성채가 있다. 한편, 그보다 훨씬 높은 팔라미드히온(214m)에는 베네치아 양식의 성이 우뚝 서 남동쪽에서 항구를 내려다보고 있다.

나브플리온 앞바다의 작은 섬 부르치에는 카스텔파스콸리고(1471)라는 베네치아 양식의 성채가 있는데, 이곳은 잠시 여행자 숙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BC 625년경 아르고스의 수중에 들어간 뒤로는 고대사에서 거의 아무런 역할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나브플리온이라는 이름이 '해군기지'를 의미하는 것을 보면 미케네 문명 초기에는 이곳이 아르고스의 해외진출 거점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도시는 비잔틴 시대에 다시 활기를 띠지만 1210년에는 프랑크족(族)에게 점령되어 아르고스와 함께 낙소스 공작령의 봉토가 되었다.

1388년 베네치아인들이 이 도시를 사들여 나폴리디로마니아라 불렀다. 몇 차례 투르크의 공격을 물리쳤지만, 결국 1540년에는 함락되어 투르크모레아(Turkish Morea：펠로폰네소스의 중세 라틴어명)의 수도가 되었다. 1686년 베네치아가 이곳을 되찾아 팔라미드히온 바위산을 요새로 만들었으나 1715년 투르크인들에게 다시 지배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때부터 1822년 그리스 독립전쟁중에 그리스인들이 점령할 때까지 투르크인들이 이 도시를 지배했다. 1829~34년에 그리스 정부의 관할에 속했다. 1941년 영국은 이 항구를 통해 군대를 철수시키던 중 몇 척의 큰 함정을 잃었다.

나브플리온에는 비잔틴·프랑크·베네치아 등의 양식으로 지은 성이나 요새들이 남아 있어 중세의 특징을 강하게 보여준다. 신다그마 헌법 광장 한쪽 구석에는 불레프티코의 모스크가 있고 이곳에서 자유 그리스 최초의 회의가 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