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아르골리코스 만 꼭대기 부분의 바로 북쪽에 자리잡고 있다. '경작 평원'이라는 뜻을 가진 이 도시의 이름은 고대 그리스의 여러 지방에 붙여졌었다. 옛날에는 아르골리스가 펠로폰네소스 반도의 동부지방 전체를 포괄했다. 현대 도시는 카스트로 구릉(옛 이름은 라리사) 아래에 있는 만으로부터 약 6.5㎞ 떨어진 곳에 있다.

청동기시대 초기부터 사람이 살았다고 추측되며, 미케네 문명시대(BC 1300~1200경)에는 매우 중요한 곳이었다. 코린트-나브플리온 철로를 끼고 있는 조그만 상업도시로 고대도시와 거의 비슷한 위치에 세워졌다.

도리스족이 이 시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의 작전기지(BC 1100~1000경)로 사용했던 것으로 추측되며, 역사가 헤로도토스에 따르면 BC 7세기 중엽에 스파르타가 이곳으로 침입해왔으나 아르고스의 왕 페이돈이 올림피아를 점령하고 올림픽 대회를 열었다고 한다.

BC 669년 히시아이에서 스파르타인들을 패배시켰던 아르고스인들은 펠로폰네소스 반도에서 오랫동안 유지된 검량 및 측량 표준체계를 수립했다. BC 550, BC 494년에 스파르타에게 패배했으며 페르시아 전쟁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스파르타의 힘이 강해지자 BC 461, BC 420년 펠로폰네소스 전쟁 초기에 아테네와 동맹관계를 맺었다. 그러나 BC 418년 아테네 동맹이 패배하고 이 시에 과두정치체제가 들어서자 오히려 스파르타와 제휴했다.

코린트 전쟁이 시작되어 코린트와 동맹을 맺으면서(BC 392) 스파르타와의 평화관계는 깨졌다. 그러나 코린트에 대한 충성은 얼마가지 않아 흔들렸고, 테베가 스파르타에 저항하여 반란을 일으켰을 때(BC 379) 이곳에서는 민주주의자들이 권력을 잡고 레우크트라(BC 371)와 만티네이아(BC 362)에서 테베가 승리하는 데 한몫 거들었다. 테베의 세력이 약해지자 스파르타가 공격해왔으며, 이에 아르고스는 마케도니아의 필리포스 2세에게 도움을 청할 수밖에 없었다. 필리포스 2세는 아르골리스 만 서쪽에 있는 아르고스의 옛 영토인 키누리아를 되찾아주었다.

주로 마케도니아에 의한 수차례의 침략을 받은 후 BC 229년 아카이아 동맹에 합류하여, 스파르타에 잠시 점령되었던 기간(BC 225, BC 196)을 제외하고는 계속 참여했다. 로마의 정복과 코린트의 파괴(BC 146)로 이 시의 중요성이 증대되었으며 아카이아 동맹의 중심이 되었다. 267, 305년에 잠시 고트족에게 점령당했으나 비잔틴 제국시대에는 번성했다.

제4차 십자군 성전 후인 1204년 프랑크족이 아카이아 공국을 수립하면서 쇠퇴했다. 1397년 투르크족이 이곳을 점령했고 1500년에 재침입하여 주민을 대량 학살하고 알바니아인들을 이주시켰다. 그리스 독립전쟁(1821~29)중 최초의 자유 그리스 의회가 이 시에서 개원(1821, 1829) 되었다.

1854년 지금의 도시 바로 북동쪽, 미케나이의 유적지 근처 에우보이아 산의 바위투성이 지맥에서 2번째 신전을 중심으로 고고학 발굴이 시작되었으며, 아테네에 있는 미국고전연구학교가 1892, 1895년에 아르고스에 있는 여신 헤라의 신전인 헤라이움(헤라이온) 발굴에 착수했다. 이 신전은 도리아의 침입(BC 1100~1000경) 훨씬 전부터 모신인 헤라의 숭배 중심지였으며, 아르골리스인들의 천연적인 성역이었다.

1925~28년에 미국 원정대가 발굴한 계단식 대지 위쪽에 있는 선사시대의 취락지는 전설적인 프로심나와 일치한다고 잠정적으로 확인되었다. 도리스족의 침입 후 BC 7세기말경에 좀더 실질적인 신전이 세워졌으나 석회암 단과 원주를 받치는 기대(基臺)의 일부만이 남아 있다.

그리스의 지리학자 파우사니아스는 여사제의 부주의로 BC 423년에 이 신전이 불타버렸다고 했다. 이 지방 출신의 건축가 에우폴레모스가 화려한 신전을 세웠는데, 이 신전은 도리아식 원주를 지닌 석회암 건물이다. 페이돈 왕은 아에기나 은화가 발행되기 전에 사용되었던 주괴 화폐를 이 신전에 공물로 헌납했다.

아테네에 있는 프랑스 학회가 이 시에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에 걸쳐 시행한 다양한 발굴작업을 통해 라리사 정상과 아스피스 언덕을 가르는 지협에서 선사시대의 도시 아스피스 일부와 아폴로 신전의 유적을 찾아냈으며, 지대가 낮은 곳에서는 고대 그리스 도시의 불레우테리온(회의장)이 있던 터, 로마 시대의 목욕탕들 및 헤론(영웅·이교 제단), 헬라도스 문화기의 중기(BC 2000~1600경)부터 로마 시대 후기까지의 무덤들이 있는 묘지, 또 하나의 신전터 등을 발굴했다.

고전시대 초기의 뛰어난 조각가들로는 아겔라다스와 그의 제자 폴리클레이토스 등이 꼽힌다. 폴리클레이토스는 헤라이움에 금과 상아로 거대한 헤라 여신상을 만들었다. 이 조상은 남아 있지 않으나, 머리 부분의 생김새는 당시에 발행되었던 아르골리스 동전들을 통해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

오늘날 이 시는 평야에서 재배되는 야채와 과일을 바탕으로 한 농업·상업의 중심지로 번창하고 있으며, 야채·과일 등의 식품가공업이 이루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