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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성덕면 대목리의 옛 절터에서 출토된 4점의 금동판불.
전북특별자치도 김제시 옛 절터에서 출토된 금동판불.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주조된 사각판불로 각각 삼존불상·반가사유보살삼존상·14존상·4존상을 약간의 돋을새김과 선각기법으로 표현했다.
가장 큰 판(7.7×7.1×0.6㎝)에 부조된 삼존불은 모두 연꽃 대좌 위에 앉은 좌상이다. 좌우의 두 보살상은 중앙의 본존불을 향해 약간 몸을 틀고 앉아 연꽃을 잡고 있다. 본존의 머리 위에는 영락이 사방에 매달린 상형천개(箱形天蓋)가 연주문으로 장식되어 있다.
통견의 대의가 본존의 두 손과 다리를 덮고 있으며, 머리는 소발(素髮)에 큼직한 육계(肉)가 솟아 있고, 얼굴은 초당(初唐)의 영향을 반영하듯 약간 살이 붙고 원만한 형이다. 본존은 보주형 두광을, 보살상은 원형 두광을 갖고 있다.
반가사유상을 본존으로 하는 판불(6.5×6.4×0.7㎝)은 본존 좌우에 나한이 두 손을 모아 합장하고 서 있다. 본존의 머리 위로 늘어진 장막에는 활짝 핀 꽃장식이 있고 그밑 좌우로 영락이 길게 늘어져 있다. 본존의 머리 뒤에는 보주형 두광이 있고 몸체 뒤에는 네모난 가리개 같은 것이 쳐 있는데, 우리나라에 남아 있는 상 중에서는 유례가 없는 독특한 표현이다.
반가사유상의 보관에 높은 탑형(塔形)이 보이는 점이나 다리 위로 늘어진 옷주름의 표현 등은 서산마애삼존불상의 반가사유상과도 유사하여 같은 전통 안에서 더 진전된 양식으로 보인다.
구부린 다리의 무릎에 보이는 나선형 옷주름 역시 특이한데, 경주 삼화령미륵삼존의 본존상에서도 비슷한 표현이 보인다. 양 옆의 나한상은 원형 두광을 갖고 있으며 부처의 오른쪽 상은 오른손을 머리에 얹고 있고, 왼쪽 상은 상체를 구부리고 두 손을 모아 불구를 들고 있다.
3번째 판불(8.0×5.0×1.0㎝)은 각 7구의 좌상을 상하 2줄로 배치했는데, 머리 위로 연주를 두른 장막이 가려져 있어 부처인지 나한인지 알 수 없다. 얼굴은 둥글고 손발이 옷 속에 가려져 있다. 밑에는 연화좌가 간략하게 선각되어 있다.
4번째 판불(5.9×3.5×1.0㎝)은 마멸되고 조각법에서도 약간 차이가 있는데 감 속에서 선정(禪定)에 든 부처를 상하 2구씩 새겼다.
이 판불들은 원래 봉안 상태를 알 수 없으나 안압지 출토 판불이나 일본의 압출(押出)금동불들과 유사한 종류로서 거의 같은 시기에 제작된 일련의 작품으로, 7세기 백제 말기의 상으로 추정된다. 또한 장막이나 병풍같이 장식적인 효과가 있는 독특한 표현이 등장하는 것은 삼국시대말이나 통일신라 초기의 회화적인 효과를 지닌 부조상에서 유사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가보살상을 주존으로 하는 삼존의 조형은 충청남도 연기군 비암사나 연화사의 통일신라 초기 백제계 비상 중에서도 볼 수 있어 백제지역에서 지속적으로 예배된 반가사유상의 전통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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