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본관은 언양. 할아버지는 장군 취려(就礪)이며, 아버지는 양감(良鑑)이다. 어려서 승려가 되었다가 환속했다. 여동생이 충렬왕의 숙창원비(淑昌院妃)가 되자, 30세에 처음으로 관직에 기용되어 좌우위산원(左右衛散員)이 되었다. 그뒤 첨의시랑찬성사(僉議侍郞贊成事)·동지밀직사사(冬至密直司事)를 지냈다.

1305년(충렬왕 31) 왕을 따라 원에 갔을 때, 왕유소(王惟紹) 등이 원에 체재중인 충선왕과 충렬왕 부자 사이를 이간시키고, 충선왕비 계국대장공주(薊國大長公主)를 서흥후(瑞興候) 전(琠)에게 개가(改嫁)시키려 했다. 이에 고세(高世) 등과 함께 원 중서성에 왕유소 등의 죄상을 폭로하고, 왕의 귀국을 종용했다. 그러나 이런 그의 행동이 계국대장공주의 노여움을 사 태형을 당했다. 그렇지만 원 무제의 즉위에 공을 세워 정계에 두각을 나타냈다.

1307년 고려에 돌아와 국정쇄신에 대한 선언문을 발표하고 새로 80여 명의 관리를 임명하여 충선왕이 실권을 잡는 데 공을 세웠다. 충선왕이 귀국한 뒤 첨의중호(僉議中護)가 되었다. 뒤에 볼모를 데리고 원에 가서 신무장군(信武將軍) 진변만호(鎭邊萬戶)에 언양군(彦陽君)으로 봉해졌으나, 귀국 도중 죽었다. 시호는 영신(榮信)이다.